이란이 세계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부과하고, 이를 위안화와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받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은 해협 통과 선박을 대상으로 한 관리 계획을 마련했으며, 관련 규정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현재는 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사실상 통행료 징수 체계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행을 원하는 선박은 IRGC와 연계된 중개사를 통해 선박 소유 구조, 화물 명세, 목적지, 승무원, AIS 데이터 등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해당 선박이 미국이나 이스라엘 등 이란이 적대국으로 규정한 국가와 연관성이 있는지 심사를 거친 뒤 통과 여부가 결정된다.
이란은 국가를 1~5등급으로 분류해 통행 조건을 차등 적용하는 구조를 도입했다. 우호국 선박일수록 유리한 조건을 적용받는 반면, 적대국 선박은 통과가 제한되거나 불리한 조건이 부과될 수 있다.
유조선의 경우 통행료 협상은 배럴당 약 1달러 수준에서 시작된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평균 적재량이 약 200만 배럴인 점을 고려하면, 한 척당 최대 약 200만 달러(약 3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결제 방식도 주목된다. 통행료는 달러 대신 위안화나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일부 현금 결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통행료를 납부한 선박에는 IRGC가 통과 코드와 항로 지침을 부여하며, 선박은 지정된 해안 인접 항로를 따라 이동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순찰정이 직접 통제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해운업계 및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IRGC가 이미 일부 선박으로부터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으며, 우호국에는 혜택을 제공하는 반면 적대국 선박에는 공격 위협까지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LNG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가는 핵심 요충지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해협 통과에 대한 ‘통행료 체계’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제 해협의 자유 통항 원칙과 충돌할 수 있어 제도화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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