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글로벌 원유 시장 5억 배럴 공백 초래… 국제 에너지 충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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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이 시작된 뒤 약 50일 동안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원유와 콘덴세이트 5억 배럴 이상이 공급망에서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충격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에너지 리서치 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이번 공급 차질이 현대 역사상 가장 큰 수준의 에너지 공백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와 함께 나오는 초경질 액체 탄화수소로, 정유와 석유화학 원료로 널리 쓰이는데, 원유와 함께 이 물량이 동시에 줄었다는 것은 단순한 산유량 감소를 넘어 정제와 화학산업 전반에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우드 맥킨지의 라이언 모와트 책임 애널리스트는 5억 배럴이 전 세계 모든 차량의 운행을 11일 동안 멈추게 하거나, 세계 경제가 5일 동안 원유 없이 돌아가는 것에 맞먹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국의 약 한 달치 원유 수요, 유럽 전체의 한 달 이상 수요, 또 세계 해운업계가 약 4개월 동안 사용할 연료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 중동 걸프 지역의 생산과 수출 지표도 급격히 악화했다. 걸프 국가들은 3월 하루 약 8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잃었는데, 이는 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과 셰브런의 생산량을 합친 수준과 맞먹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의 항공유 수출도 2월 약 1천960만 배럴에서 3월과 4월 현재까지 합쳐 약 410만 배럴로 크게 줄었다. 항공유는 국제선 운항과 물류 이동의 핵심 연료인 만큼, 이런 감소는 단순한 석유시장 문제가 아니라 항공 운송과 공급망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분쟁 이후 원유 가격을 배럴당 100달러로 계산하면, 사라진 5억 배럴은 약 50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74조원 규모의 물량이다.

시장이 특히 주목하는 지점은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 여부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석유제품의 약 20%가 지나가는 전략 요충지로, 이곳의 통행 차질은 곧바로 국제 유가와 운송비, 보험료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다만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상황이 곧바로 안정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케이플러의 요하네스 라우발 수석 원유 애널리스트는 쿠웨이트와 이라크의 중질유 유전이 정상 가동 수준으로 돌아오는 데 4~5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질유는 점성이 높고 생산·운송·정제 과정이 더 복잡한 유종이어서, 시설이 한 번 흔들리면 회복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리다. 그만큼 재고 감소가 여름 내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정제시설 손상과 카타르 라스라판 플랜트 같은 대형 액화천연가스 수출 기반시설의 피해까지 겹치면, 지역 에너지 인프라가 완전히 복구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국제 유가가 단기 급등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원유와 가스 공급이 동시에 흔들리면 전기요금, 항공료, 해상운임, 석유화학 제품 가격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중동 정세와 해협 통행 안정 여부에 따라 국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을 더 키우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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