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중동 지역의 군사·외교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시장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휴전이 길게 이어지기보다 앞으로 3~5일 안에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했고,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가격에 빠르게 반영했다.
21일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은 전장보다 3.29달러, 3.67% 오른 배럴당 92.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3.71달러까지 올라섰다. 유가가 오른 직접적인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다. 이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핵심 통로여서, 봉쇄나 통항 차질 우려만으로도 국제 유가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날 시장 분위기를 바꾼 것은 이란의 움직임과 미국의 대응이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민간 선박 3척을 나포했다고 밝혔고, 미국도 이란으로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 조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필요할 경우 무력으로 미국의 봉쇄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상황은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 실제 물류와 에너지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경계심을 키웠다.
여기에 휴전 시한이 생각보다 짧을 수 있다는 보도가 유가 상승세를 더 자극했다. 미국 소식통은 악시오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내부 정비 시간을 주기 위해 추가로 3~5일의 휴전을 허용할 뜻이 있지만, 그것이 무기한 연장은 아니라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이 보도를 백악관을 통해 확인했고, 월스트리트저널도 양측 휴전이 며칠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시장 일각에서는 구체적 시한이 제시되지 않은 점을 들어 사실상 장기 휴전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이런 해석은 하루 만에 약해졌다. 유비에스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해협 물동량이 계속 막혀 있는 한 원유 수급이 더 타이트해지면서 유가가 높은 수준에서 지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수급 지표만 놓고 보면 유가 상승을 일부 제어할 만한 재료도 있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4월 17일 기준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가 전주보다 193만배럴 늘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120만배럴 감소를 예상했기 때문에 결과는 정반대였다. 원유 재고 증가는 통상 공급 여력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돼 유가를 누르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중동 리스크가 그보다 훨씬 크게 작용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군사 충돌 가능성, 휴전 연장 여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속도에 따라 유가 변동성이 큰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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