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캐리비안, 알래스카 수어드에 대형 크루즈 터미널 개장…철도 연계 ‘턴 포트’ 키운다

| 강수빈 기자

로열캐리비안 그룹($RCL)이 알래스카 수어드에 신규 크루즈 터미널을 열고 북미 관광 인프라 확대에 나섰다. 이번 시설은 노후 부두를 대체하는 동시에 알래스카 철도와 바로 연결돼, 크루즈와 육상 여행을 잇는 ‘관문’ 역할을 맡게 됐다.

로열캐리비안 그룹은 10일(현지시간) 알래스카 수어드에서 ‘데일 R. 앤드 캐럴 앤 린지 알래스카 레일로드 터미널’ 공식 개장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알래스카 철도, 수어드 컴퍼니, 터너게인 마린 컨스트럭션 등 협력 기관과 함께 지역 정치권 및 행정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터미널은 1960년대 중반에 지어진 기존 부두 시설을 대체한다. 회사 측은 수어드를 알래스카 주요 ‘크루즈 턴 포트’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턴 포트는 승객이 승선·하선하는 모항 개념의 항만으로, 단순 기항지보다 체류 효과와 지역 소비 유발 효과가 크다.

조시 캐럴 로열캐리비안 그룹 수석부사장은 “약 10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라며 수어드와 인근 지역에 장기적인 경제 기회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 철도의 빌 오리어리 최고경영자도 이 시설이 수어드뿐 아니라 알래스카 중남부와 내륙 지역 경제에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알래스카 최대 크루즈 터미널…철도역 인접으로 이동 편의성 높여

새 터미널은 알래스카 내 최대 규모 크루즈 터미널로 조성됐다. 실내 면적 4만1500제곱피트, 개방형 수하물 이동 공간 2만7000제곱피트로 구성됐다. 미터법으로 환산하면 실내 약 3855제곱미터, 개방 공간은 약 2508제곱미터 수준이다.

시설 설계는 승객 동선 최적화, 대기 공간의 실내화, 신속한 탑승 수속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알래스카 철도역과 바로 붙어 있어 승객은 수어드에서 앵커리지, 페어뱅크스 등으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다. 크루즈 여행객이 바다 관광 뒤 육상 여행으로 일정을 확장하기 쉬워진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크루즈 업계가 ‘이동 편의성’과 ‘복합 여행 경험’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단순히 배를 타는 여행을 넘어 항공·철도·육상 관광을 결합한 패키지 수요가 늘면서, 항만 인프라의 질이 수익성과 지역 파급력에 직접 연결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친환경 전력 시스템 도입…겨울철엔 지역 백업 전력망 역할도

이번 현대화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육상전원공급설비’ 도입이다. 이는 정박 중인 선박이 자체 엔진 대신 육상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소음과 배출가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해당 설비는 미국 환경보호청의 ‘클린 포츠 그랜트’ 지원을 통해 구축됐다.

회사 측에 따르면 겨울철 남는 전력은 배터리 시스템에 저장돼, 기상 변화가 심한 겨울철 수어드의 예비 전력망으로 활용될 수 있다. 크루즈 시설이 단순 관광 인프라를 넘어 지역 에너지 회복력까지 지원하는 구조로 설계된 셈이다.

친환경 항만 전환은 글로벌 해운·크루즈 업계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탄소 배출과 지역 환경 부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항만 전력 인프라는 향후 크루즈 노선 유치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비수기엔 지역 커뮤니티 공간 활용…소상공인 지원도 병행

이 터미널은 연중 운영을 전제로 지어졌으며, 크루즈 비수기인 겨울철에는 지역사회의 대형 실내 공간으로 활용된다. 스포츠 경기와 콘서트, 축제, 각종 지역 모임을 열 수 있는 수어드 내 최대 실내 시설이라는 점도 강조됐다.

로열캐리비안 그룹은 개장 행사와 함께 자사 소상공인 육성 프로그램 ‘포트 파트너스’ 성과도 소개했다. 우수 참여 업체로 선정된 ‘엑시트 글레이셔 그린하우시스’에는 사업 확장을 위한 2만달러 지원금이 제공됐다. 원달러환율 1달러당 1519.60원을 적용하면 약 3039만2000원 규모다.

이는 크루즈 기업들이 항만 개발 과정에서 지역 반발을 줄이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상생’을 전면에 내세우는 흐름과 맞물린다. 항만 확장은 고용과 소비를 유발하지만, 계절성 경기와 환경 부담 문제도 함께 제기되기 때문이다.

관광 인프라 투자 확대…크루즈 업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듯

로열캐리비안 그룹은 로열캐리비안, 셀러브리티 크루즈, 실버시 등 3개 브랜드를 통해 전 세계 70척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다. 7개 대륙, 1000곳 이상의 목적지에 취항 중이며, 향후 프라이빗 여행지와 강 크루즈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힐 계획이다.

이번 수어드 터미널 개장은 단순한 지역 개발 소식에 그치지 않는다. 알래스카처럼 계절성과 이동 동선이 중요한 목적지에서는 항만·철도·지역 경제를 묶는 인프라가 곧 관광 경쟁력이 된다. 크루즈 수요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요 선사들의 항만 투자 경쟁도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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