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 브리핑] 트럼프 "이란에 대가 치르게 할 것"...美 공습·유가 급등에 S&P500 1.62% 하락

| 김민준

미국의 이란 공습과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중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유가와 금리가 오르고 글로벌 위험자산 시장은 약세를 나타냈다.

11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하고 추가 공격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됐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 달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났다.

미국 중부사령부는 자국 헬기 격추에 대한 자위권 차원에서 이란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이란 남부 포병 부대와 군사시설을 타격했으며, 이란 측은 이에 대응해 미국 목표물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번 조치가 이란의 공격 행위에 대한 비례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란이 협상을 지나치게 지연시켰으며 이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주장했으며,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이란 발전소와 교량에 대한 공습 지시도 가까워졌다고 언급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강경 발언이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을 돌파하기 위한 압박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으로 민간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증가했고 이를 통해 1억 배럴 이상의 원유가 공급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미국이 여전히 이란과의 합의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도 재차 확인됐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하며 2023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월간 상승률은 0.5%로 전월의 0.6%보다 둔화됐다.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상승률은 2.9%로 높아졌지만 월간 상승률은 0.2%에 그쳐 전월(0.4%)과 시장 예상치(0.3%)를 모두 밑돌았다.

세부 항목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분의 약 60%를 차지했다. 반면 신차와 운송 서비스, 건강보험 가격은 전월 대비 하락했고 식료품 가격 상승세도 둔화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이 정점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며 근원 CPI 둔화는 소비자들의 지출 경계 심리를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연내 한 차례,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9월과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

미국의 통상 정책과 AI 산업을 둘러싼 발언도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연장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며 멕시코와 캐나다가 미국을 더 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협정 탈퇴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현행 규정상 협정이 연장되지 않더라도 즉시 효력을 잃지는 않으며, 회원국이 탈퇴하지 않는 한 최대 10년간 유지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AI 주요 기업들이 이익을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12~15개 기업과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를 정부의 AI 기업 지분 인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생산자물가가 크게 뛰었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3.9% 상승해 전월(2.8%)과 시장 예상치(3.8%)를 모두 웃돌았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2% 상승하며 4개월 연속 1%대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일부에서는 중국 경제가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시장은 이번 물가 상승이 수요 회복보다는 공급 차질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수익성과 임금 상승으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일본은행이 6월과 4분기에 각각 0.25%포인트씩 두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리 인상이 소비와 기업 투자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의 5월 기업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하며 2023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만은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 기술 통제에 본격적으로 동참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광범위한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아직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앞으로 발표될 미국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됐다. 미국 S&P500지수는 중동 긴장 고조와 반도체 관련주 약세 영향으로 1.62% 하락했다.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독일 경기 역성장 우려와 산업주 부진으로 0.08% 내렸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89%, 한국 코스피는 4.52% 하락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되며 금리가 상승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bp 오른 4.55%, 독일은 3bp 상승한 3.08%, 일본은 1bp 오른 2.69%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달러인덱스는 100.03으로 0.12% 상승했고 유로화와 엔화 가치는 각각 0.07%, 0.12% 하락했다. 뉴욕 1개월물 NDF 종가는 1522.0원으로 집계됐으며 스왑포인트를 감안한 원·달러 환율은 1523.4원을 기록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중동 리스크 영향으로 1.8% 상승한 93.10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금 가격은 4.42% 하락한 4072.3달러로 집계됐다. 변동성지수(VIX)는 11.83% 급등한 22.22를 기록했으며 한국 CDS 프리미엄은 23bp로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외신들은 최근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룸버그는 S&P500이 3월 저점 이후 급등했지만 최근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재가속과 유가 상승,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우려하며 풋옵션을 통한 헤지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옵션시장의 불안 수준이 아직 3월 급락 당시보다는 낮으며 대형 반도체주 선호는 지속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 국채금리가 일본 국채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만기 전 구간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 경제의 '일본화' 우려를 제기했다. 일본이 장기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고 있는 반면 중국은 부동산 침체와 과도한 부채, 인구 구조 악화 등으로 장기간 저금리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올해 전 세계 신디케이트 방식 국채 발행 규모가 5040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방비와 인프라 투자, 청정에너지 전환, 가계 지원 확대에 따른 정부 자금 수요 증가와 팬데믹 시기 발행 채권의 만기 도래, 향후 금리 인상 전 자금 확보 수요가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하반기에도 유럽을 중심으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투기적 과열을 억제하고 자본의 건전한 재배분을 촉진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투자 붐이 공급 병목을 해소하지 못한 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으며, AI 기업으로의 자금 쏠림이 다른 산업의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상은 반도체 중심 강세장을 약화시킬 수 있지만 보다 균형 잡힌 투자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블룸버그는 AI 부문 수익 거품 속 대규모 신규 주식 발행 확대 가능성을 경고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AI 국부펀드 구상이 도덕적 해이와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미국 제조업 부흥이 관세 불확실성과 노동력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사모신용 투자자들이 선진국 거품 우려 속에 신흥국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중국 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사회적 반발을 줄이기 위해 '조용한 해고'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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