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47년간 유지해 온 시리아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철회하고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에 대한 일부 테러 제재도 해제했다. 시리아 제재 체계의 핵심 축이 바뀌면서 중동 금융 거래와 제재 준수 판단도 국가 지정과 개별 명단을 나눠 살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
미 재무부는 24일 발표문에서 국무부가 시리아의 테러지원국 지정을 철회하고, 알누스라전선으로 알려진 HTS의 특별지정국제테러단체 지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도 HTS를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명단에서 삭제했다.
스콧 베센트(Scott Bessent) 미국 재무장관은 발표문에서 “이번 조치는 시리아의 정치·경제 안정을 촉진하기 위한 추가 투자를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제재 완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아는 1979년 12월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랐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7월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지정 철회 의사를 의회에 통보했으며, 법률상 45일의 의회 검토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그 절차가 끝난 뒤 나온 행정 조치다.
테러지원국 지정은 미국이 국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지원했다고 판단한 국가에 적용하는 제도다. 지정국은 방산 수출 제한, 대외 원조 제한, 금융 거래 제한 등 여러 제재와 맞물릴 수 있어 국제 금융기관의 준법 심사에도 영향을 준다.
SDN 명단은 OFAC가 관리하는 특별지정제재대상 목록이다. 개인이나 단체가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의 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재무부는 HTS가 더 이상 글로벌 테러 제재 규정과 행정명령 13224에 따른 차단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인은 차단 대상자나 별도 금지 행위가 개입되지 않는 한 HTS와의 거래나 활동에 OFAC 허가를 요구받지 않는다.
이번 결정은 시리아 정권 교체 이후 미국과 시리아 관계가 재조정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CRS는 같은 보고서에서 시리아 과도정부가 아흐메드 알샤라(Ahmed al-Sharaa)를 중심으로 구성됐고, 현 정부 인사 일부가 과거 미국 지정 테러단체와 관련됐으나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와의 과거 관계를 부인하고 미국과 대테러 협력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정부가 시리아 관련 테러 대응 기조를 거둔 것은 아니다. 재무부는 같은 날 HTS 출신 2명을 별도로 제재하고, 이들이 각각 알카에다와 후라스알딘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리아 국가 지정 해제와 테러자금 차단을 분리해 운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가 단위 제재가 완화되더라도 개별 인물이나 단체가 SDN 명단에 남아 있거나 새로 지정되면 관련 거래는 계속 차단될 수 있다.
한국 금융회사와 디지털자산 사업자도 시리아 관련 거래를 볼 때 국가 지정, 단체 지정, 개인 제재 명단을 따로 확인해야 한다.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만으로 모든 거래 제한이 사라진 것은 아니며, 개별 제재 대상이 포함된 거래는 여전히 차단 대상이 될 수 있다.
시리아 제재 완화는 에너지 공급망과 금융망 복원 논의와도 맞물려 왔다.
현재 확인된 변화는 시리아의 테러지원국 지정 철회, HTS의 SDN 명단 삭제, 일부 전 HTS 관련 인물에 대한 신규 제재다. 이후 거래 판단은 OFAC 명단과 별도 금지 행위 해당 여부를 기준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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