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조선 하루 52만달러, 보험료도 10% 안팎

| 김하린 기자

호르무즈 해협 운항 차질이 초대형 원유운반선 운임과 전쟁위험 보험료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원유·해운 시장의 비용 구조를 흔들고 있다. 중동 원유 흐름은 유가, 달러, 인플레이션 기대를 거쳐 위험자산 심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거시 변수다.

로이드리스트인텔리전스(Lloyd’s List Intelligence)는 8월 19일 보고서에서 중동 걸프-중국 노선 TD3C의 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익이 하루 52만 달러(약 7억1760만원)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크립토브리핑(Crypto Briefing)은 해당 수익이 하루 65만 달러(약 8억9700만원)에 근접했다고 전했지만, 공개 자료만으로는 같은 시점과 산식이 직접 대조되지 않는다.

운임 상승의 출발점은 통항 감소다. 로이터는 케이플러(Kpler) 선박 추적 자료를 바탕으로 8월 16일 기준 주말 이틀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 상품 운반선이 각각 5척과 0척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직전 주말 31척과 비교해 줄었고, 전쟁 전 하루 130~140척이 오가던 흐름과도 차이가 컸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원유 수송의 핵심 병목 지점이다. 통상 이 항로가 불안해지면 선박은 대기하거나 우회로를 검토하고, 이 과정에서 선박 회전율이 낮아진다. 실제 투입 가능한 선복이 줄면 운임은 물동량 변화보다 더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통항이 급감하고 사우디 선적 일부가 재개된 흐름을 보도했다. 이번 운임 상승은 통항 차질이 물류비와 보험 비용으로 옮겨붙은 연장선에 있다. 선주와 화주는 운임뿐 아니라 항로 위험, 대기 기간, 보험 인수 가능성을 함께 계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 시장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더인슈어러(The Insurer)는 8월 18일 호르무즈 해협 전쟁위험 보험료가 7.5~12.5% 범위, 대체로 10% 안팎에서 제시됐다고 전했다. 일부 보험사는 인수 한도를 줄이거나 담보 제공을 제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쟁위험 보험료는 운임처럼 화물 1회당 비용으로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 선박 가치에 붙는 비율이기 때문에 선박 가격, 항로 길이, 체류 기간에 따라 실제 부담이 달라진다. 다만 보험료가 오르면 항로 선택과 운항 가능성에는 직접적인 압박이 생긴다.

해운사 실적에는 이미 일부 반영됐다. 토름(TORM)과 인터내셔널시웨이스(International Seaways)는 2분기 실적에서 기록적 수준의 결과를 냈다. 운임 급등이 탱커 선사 수익성을 밀어 올린 반면, 화주와 정유사는 조달 비용과 운송 리스크를 함께 부담해야 한다.

정유업계도 영향을 받았다. 로이터는 마라톤페트롤리엄(Marathon Petroleum·$MPC)의 2분기 순이익이 51억4000만 달러(약 7조932억원)로 1년 전 12억2000만 달러(약 1조6836억원)에서 늘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를 통한 공급 차질로 정제 마진이 두 배로 커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구조도 변수로 거론된다. 드류리(Drewry)는 2월 26일 자료에서 시노코머천트마린(Sinokor Merchant Marine)이 초대형 원유운반선 78척을 보유해 비제재 선대의 약 1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3월 19일 MSC가 시노코머천트마린 지분 50%를 사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자료는 선대 집중도 상승을 보여주지만 장기 시장 지배력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대형 선주가 프리미엄 운임을 흡수할 여지는 커졌지만, 운임은 군사 충돌, 보험 인수 한도, 실제 통항량, 외교 협상에 따라 빠르게 흔들릴 수 있다.

국내 시장과의 연결점은 원유 조달 비용과 환율이다. 중동 원유 수송비가 오르면 정유·화학 업종의 원가 부담, 수입물가, 달러 수요가 함께 움직일 수 있다. 크립토 투자자에게는 유가와 달러 흐름이 비트코인(BTC) 등 위험자산 선호를 가늠하는 보조 지표가 된다.

다만 이번 사안을 곧바로 특정 자산 가격의 방향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운임과 보험료 상승은 비용 압박이지만, 정유 마진과 해운사 실적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반영된다. 투자 판단보다 공급망과 거시 변수의 변화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외교 협상은 비용 압력을 낮출 수 있는 확인 지점이다. AP는 이란과 오만이 8월 25일 호르무즈 해협의 임시 항로와 지뢰 제거를 포함한 통항 관리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양국은 영구 항로와 해협 관리 방식에 대한 기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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