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현금흐름 모두 뚝…SAIC, 실망감 속 9% 급락

| 김민준 기자

정부 계약업체 SAIC(SAIC)의 주가가 예상보다 부진한 2026 회계연도 1분기 실적 발표 직후 급락했다. 실적 저조와 함께 현금흐름까지 악화되며 시장의 실망감이 반영됐다.

버지니아주 레스턴에 본사를 둔 SAIC는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 1.92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18억 8,000만 달러(약 2조 7,100억 원)를 나타냈다. 이는 주당순이익 2.12달러와 매출 18억 7,000만 달러를 예상했던 시장 컨센서스를 모두 하회한 수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자유현금흐름의 급격한 역전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 1,300만 달러(약 187억 원)의 플러스를 기록했던 자유현금흐름이 올해는 마이너스 4,400만 달러(약 633억 원)로 전환됐다. 시장은 오히려 9,100만 달러(약 1,300억 원)의 긍정적 흐름을 기대하고 있었던 만큼, 이탈 폭이 극심하다는 평가다.

토니 타운스-휘틀리(Toni Townes-Whitley) 최고경영자(CEO)는 “사업 전반은 여전히 역동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그 안에서도 당사는 성장 전략에 발맞춰 꾸준한 진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단기적 수치는 안정적 장기 전략의 일부로 해석해 달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번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지난 분기 조정 EPS 전망치를 9.10~9.30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연 매출 하단도 76억~77억 5,000만 달러(약 10조 9,000억~11조 1,600억 원)로 올라간 상태다.

한편 리포트 공개 직후 SAIC 주가는 9% 급락했다. 올해 들어 3% 상승세를 보여온 종목은 이날 실적 발표와 동시에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이 단기적이긴 하나, 정부 지출 둔화 및 인건비 상승 등 SAIC가 마주한 불확실성이 구조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SAIC는 방산, 정보 기술,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 정부와 협력하는 대표 계약 기업으로, 연방 정부의 예산 흐름 및 정책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는 특성을 지닌다. 이번 실적 부진은 이러한 환경 변동성이 실적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영되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