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AVGO), 실적 발표 직후 5% 급락…AI 낙관론에도 차익실현 압력

| 김민준 기자

브로드컴(AVGO)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전날 발표한 실적이 월가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과도하게 부풀려진 기대감이 차익실현 매물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수요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날 주가는 5% 하락한 약 247달러로 마감됐다.

이번 분기 브로드컴은 생성형 AI 기술을 뒷받침하는 반도체 수요 덕분에 강력한 실적을 거뒀다. 호크 탄(Hock Tan)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 하반기에는 추론처리 수요 증가가 반도체 수요 전반을 더욱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쟁사 엔비디아가 최근 예상치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실적을 내놓은 데 비해, 브로드컴의 고객 기대치는 더욱 높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도 브로드컴 주가는 하락 전 고점 부근에서 과열 신호를 보였다. 지난주 주가가 80을 넘어선 상대강도지수(RSI) 수치는 작년 6월과 12월의 주요 고점과 일치하며 경고 신호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단기 차익실현 수요가 확대돼 최근 이틀간 급등했던 흐름이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하락 국면에서 지켜봐야 할 핵심 지지선은 235달러와 200달러 선이다. 235달러는 지난 2월의 반등 고점 부근이자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구간이며, 200달러는 심리적 지지선이자 50일 이동평균선과도 가까워 추가 조정 시 반등의 가능성이 있다. 반등 시에는 265달러 부근이 강한 저항 구간이 될 수 있어 기업 실적이나 업황 기대감 개선이 동반되지 않으면 상승세는 제한될 수 있다.

한편 올해 들어 브로드컴 주가는 약 6% 상승하며 S&P 500 지수를 소폭 웃도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 급등 이후 나타난 기술적 과열 요소와 과도한 기대감은 투자자들이 좀 더 신중한 접근을 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로선 AI 반도체 성장 전망이라는 장기 트렌드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주가의 단기 흐름은 차익 실현과 시장 심리에 따라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