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고용 훈풍에 상승…팔란티어·모더나 ‘급등’·룰루레몬 ‘폭락’

| 김민준 기자

미국 증시가 주간 거래를 마무리하면서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6일(현지시간) 발표된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며 노동시장 회복세에 대한 신뢰를 자극했고, 이로 인해 S&P 500은 1% 올라 6000포인트를 재돌파했다. 다우지수는 1.1%, 나스닥지수는 1.2% 각각 상승했다.

가장 눈에 띈 종목은 팔란티어(PLTR)였다. 이날 주가는 6.5% 급등하며 S&P 500 구성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 부문 수주 확대 기대가 반영된 데다, 브로드컴(AVGO)이 발표한 실적에서 인공지능(AI) 수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신호가 전해지면서 관련 종목들이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팔란티어는 이번 주 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뒤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단기 반등에 성공했다.

바이오기업 모더나(MRNA)도 호재를 타고 주가가 5.1% 뛰었다. 미 식품의약국(FDA)이 고령층 및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신형 코로나19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는 발표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와 함께 보건복지부가 향후 플라세보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신뢰도도 높였다.

항공주 중에서는 유나이티드항공(UAL)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SPOT)와의 제휴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나이티드 주가는 4.8% 뛰었고, 델타항공(DAL)도 4.3% 상승했다. 두 회사는 탑승객이 좌석 모니터를 통해 오디오북, 팟캐스트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제공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테슬라(TSLA)는 전날 주가 급락의 충격에서 벗어나며 3.7% 올랐다.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벌어졌던 갈등이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투자자의 불안을 일부 해소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양측 간의 정치적 긴장이 자율주행 규제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고,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에도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반면 룰루레몬 애슬레티카(LULU)의 주가는 실망스러운 가이던스로 무려 19.8%나 급락했다. 회사가 발표한 2분기 실적 전망과 연간 수익 예측이 모두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미국 내 소비자들의 지출 둔화가 주원인으로 지목됐으며, 회사 측은 일부 상품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투자은행인 JP모건과 UBS는 룰루레몬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브로드컴은 2분기 AI 반도체 매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 150억 달러(약 21조 6,000억 원)를 올렸지만, 주가는 소폭 5% 하락했다. 실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이어져온 상승세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자이크(MOS)는 미국 내 공장 운영 차질로 인한 인산염 생산량 감소 전망을 발표한 뒤 주가가 4.4% 내렸다.

이번 주 증시는 강한 고용지표와 AI 경기 낙관론이 주요 테마였다. 그러나 일부 소비 관련 업종은 여전히 부정적인 소비심리와 보호무역 압력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 향후 업종별 차별화 흐름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