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습 여파…美 항공주 일제히 급락, 델타·유나이티드 직격탄

| 김민준 기자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면서 미국 항공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과 군 수뇌부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면서 항공편 운항 차질과 원유가격 급등 우려가 겹치자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은 것이다.

13일(현지시간) 프리마켓에서 아메리칸 에어라인스(AAL), 델타항공(DAL), 유나이티드항공(UAL), 사우스웨스트(LUV), 알래스카 에어 그룹(ALK), 제트블루(JBLU) 등 주요 항공사 종목은 일제히 3~5% 하락했다. 항공업계의 유동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유가인 만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항공사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이란을 비롯해 이라크, 요르단, 시리아, 심지어 이스라엘까지 자국 영공을 폐쇄했다. 이어 미국 주요 항공사들도 급히 노선을 조정했다. 항공업계 전문매체 PYOK는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이 텔아비브행 항공편을 운항 중단하고 미국으로 되돌렸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승객은 물론 승무원들까지 현지에 고립되는 사태로 번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최근 국제선 수요 증가로 실적 회복세를 점쳐왔지만, 이번 중동 위기로 인해 전망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여기에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2일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3달러선을 돌파하며, 연초 대비 12%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가 상승과 항공망 교란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미국 항공업 종목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나온다. 기존 노선 변경과 대체 경로 확보에 드는 비용도 상당할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항공주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여름철 휴가 시즌을 앞두고 항공 여행 수요가 집중되는 만큼, 항공권 가격 급등과 소비자들의 소비 위축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일부 산업계에서 건의된 이민 정책 변화 요구와 관련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중동 사태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지속될 경우 향후 미국의 국제정책과 산업적 대응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