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NKE), 4분기 순익 88% 급감 전망…트럼프 관세·재고 부담 겹쳤다

| 김민준 기자

나이키(NKE)가 오는 목요일 정규장 마감 후 2025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시장은 매출과 순익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 여파와 내부 쇄신 작업이 겹친 결과로, 투자자들은 이번 실적보다 향후 회복 시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나이키의 4분기 매출은 107억 1,000만 달러(약 15조 4,0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감소할 전망이다. 주당순이익(EPS)은 0.12달러로 작년 동기 0.99달러에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CEO 엘리엇 힐(Elliott Hill)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재고 조정과 핵심 제품 혁신을 중심으로 한 체질 개선에 착수했지만, 가시적인 실적 회복에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많다.

특히 3월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단행한 관세 정책으로 인한 4분기 매출 타격 가능성을 사전 경고한 바 있어, 현지 투자자들 사이에서 ‘악재의 선반영 여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매출만이 아니라 재고 관리 및 앞으로의 성장 로드맵도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집중적으로 질문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관투자자 및 애널리스트의 시각은 엇갈린다. 분석 대상 17명 중 8명은 나이키 주식을 ‘매수’ 등급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8명은 ‘보유’, 1명은 ‘매도’ 의견을 냈다. 이들 평균 목표주가는 72달러로, 2025년 초 주가 수준과 유사해 하반기 반등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읽힌다. 현재 나이키 주가는 연초 대비 약 21% 급락한 상태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70달러에서 61달러로 하향 조정하며, 경기 둔화와 관세 불확실성, 그리고 구조조정 지연 가능성을 동시에 우려했다. 보고서에서는 “도매 및 달리기 전문 소매 채널에서의 초기 회복 조짐은 있지만, 펀더멘털 개선까지는 예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목표주가를 80달러로 제시하며 보다 낙관적인 입장이다. 이들은 4분기 실적보다는 향후 전략 방향 설명에 집중할 것이라며, 나이키가 언제쯤 불용 재고 소진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실적 회복 국면에 들어설 수 있을지를 핵심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번 실적 발표는 단기 성과보다는 나이키의 체질 전환 추진력과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스포츠패션 업계를 선도하던 나이키가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설 수 있을지는, CEO 힐의 리더십과 정확한 전략 실행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