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급격히 식었던 국내 주식시장 참여 열기가 4월 들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과의 전쟁이 벌어진 뒤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주식거래활동계좌수 증가세가 사실상 멈추다시피 했지만, 최근 휴전 합의와 증시 반등을 계기로 신규 자금 유입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16일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1억424만366개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서만 56만5천793개 늘었고, 전주 말과 비교해도 20만8천53개 증가했다. 주식거래활동계좌는 최근 10거래일 안에 한 차례 이상 매매가 이뤄진 계좌를 뜻하는데, 실제 투자에 나선 자금 흐름을 비교적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여겨진다. 올해 초 이후 국내 계좌 수는 대체로 주당 40만개 안팎씩 늘어났지만, 4월 초에는 증가폭이 3만개대로 떨어지며 정체 양상을 보였다가 다시 회복 국면에 들어섰다.
이 같은 변화는 올해 들어 이어진 강한 상승장과 전쟁 충격이 차례로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코스피는 1월 27일 종가 기준으로 처음 5,000선을 넘었고, 전쟁 직전인 2월 말에는 장중 6,347.41까지 오르며 연일 최고치를 새로 썼다. 주가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오르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포모, 즉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커졌고, 이에 따라 1월 마지막 주에는 한 주 동안 계좌가 97만6천490개 늘었다. 이후에도 증가폭은 40만개대 중반을 유지했고, 2월 넷째 주에는 69만2천299개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중동에서 전쟁이 본격화하자 분위기는 급변했다. 한국 증시는 빠른 속도로 조정을 받았고, 계좌 증가세도 눈에 띄게 둔화했다.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남아 있던 3월 첫째 주까지만 해도 주간 증가폭은 45만5천920개였지만, 이후 점차 줄어 4월 첫째 주에는 3만7천334개 증가에 그쳤다. 투자자들이 손실 가능성을 우려해 추가 진입을 미루거나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된다. 반전의 계기는 미국과 이란이 4월 8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한 뒤 마련됐다. 이후 코스피를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3월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고, 17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7,126.06으로 마감해 사상 처음 7,100선 위에 올라섰다. 코스피도 20일 오후 1시 31분 기준 6,252.44까지 올라 종가 기준 최고치인 6,307.27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4월 둘째 주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다시 25만2천817개 늘었고, 셋째 주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거래 규모는 전쟁 국면에서도 크게 줄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넥스트레이드의 월별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62조3천205억원, 2월 69조403억원, 3월 69조150억원, 4월 1일부터 17일까지 62조729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장의 체력이 유지되면서 세수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2일부터 4월 17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매도 거래대금은 각각 3천382조원과 1천5조원이었다. 올해부터 증권거래세율이 코스피는 0%에서 0.05%로, 코스닥은 0.15%에서 0.20%로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농어촌특별세를 제외하고도 약 3조7천억원의 세수가 걷혔을 가능성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결국 최근 계좌 증가세 회복은 단순한 숫자 변화라기보다 전쟁 충격에서 벗어나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중동 정세가 아직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닌 만큼, 투자심리 회복이 본격적인 재상승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지정학적 변수와 글로벌 증시 방향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휴전 지속 여부와 국내외 증시의 최고가 경신 시도에 따라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