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반도체 호재로 사상 첫 6,500선 돌파

| 토큰포스트

코스피가 23일 장중 처음으로 6,5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는 와중에도, 국내 증시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경기 회복 기대를 앞세워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6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27% 오른 6,499.23을 기록했고, 장중 한때 6,557.76까지 치솟았다. 시장을 끌어올린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7조2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5% 늘었다고 잠정 공시했고, 에스케이하이닉스도 23일 장 시작 전 1분기 영업이익이 37조6천억원으로 40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가격을 동시에 밀어 올리면서, 시장이 기대해 온 이른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실제 실적으로 확인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 증시의 분위기도 국내 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2.72% 오르며 16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대형 기술주와 인공지능 관련 종목 전반에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런 흐름이 국내 반도체 대표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더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이 2천82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다시 매수 우위로 돌아섰고, 기관도 6천328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8천281억원을 순매도하며 상승장에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중동 정세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국내 증시는 당장의 충격보다 기업 실적과 경기 여건 같은 기초체력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0년 넘게 활동한 베테랑 트레이더 피터 터크먼은 현지시간 22일 연합뉴스와 만나 시장은 이제 이란 자체보다는 유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전장보다 3.67% 오른 배럴당 92.96달러로 마감했고, 23일 장중에도 배럴당 93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려던 선박들을 나포했다는 소식이 유가를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은 이런 악재를 곧바로 크게 반영하지 않았는데, 이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뢰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국내 거시지표도 증시에 힘을 보탰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1.7%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 제시한 전망치 0.9%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중동발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 등 수출이 견조했고 투자와 내수 회복도 성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해외 투자은행들도 코스피 목표치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12개월 목표치를 7,000에서 8,000으로 높였고, 제이피모건은 기존 7,500에서 최고 8,500까지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크게 올렸다.

다만 위험 요인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한국시간 23일 오전 9시께 중동 관련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테헤란 등에 대한 공습 가능성이 거론되자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이 배럴당 97.22달러까지 급등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다시 원래 수준으로 내려오는 등 국제유가가 짧은 시간에 크게 흔들리기도 했다. 이는 전쟁 관련 소문 하나만으로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만큼 심리가 아직 취약하다는 뜻이다. 결국 코스피의 추가 상승세는 반도체 실적 개선과 경기 회복 기대가 계속 이어지는지, 동시에 중동 변수에 따른 유가 불안이 어느 정도 진정되는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실적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도 대외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수시로 커지는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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