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6천조원 돌파한 한국 증시, 반도체주가 주도

| 토큰포스트

한국 증시가 2026년 4월 27일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6천조원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111.74포인트(1.73%) 오른 6,587.37을 기록했고, 코스닥도 20.15포인트(1.67%) 상승한 1,223.99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6천47조936억원으로 불어났다. 시장 규모만 놓고 보면 코스피 5천368조8천391억원, 코스닥 678조2천545억원이다. 지난해 4월 9일 코스피 저점 당시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시가총액이 2천210조264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여 만에 시장 몸집이 2.7배로 커진 셈이다. 실제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2025년 7월 10일 3천조원, 2026년 1월 2일 4천조원, 2월 11일 5천조원을 차례로 넘어서며 가파른 팽창 흐름을 이어왔다.

이번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1.14% 오른 22만2천원에 거래됐고, SK하이닉스는 4.83% 급등한 128만1천원까지 오르며 4월 23일에 세운 장중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주 말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흐름이 국내 시장에도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인공지능 붐과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가 맞물리면서 투자자금이 대표 반도체 종목으로 더 강하게 쏠린 모습이다. 그 결과 삼성전자, 삼성전자우, SK하이닉스 3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약 2천338조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43.6%, 국내 증시 전체의 38.7%를 차지하게 됐다.

다만 시장 안팎에서는 지금의 상승세가 얼마나 오래 이어질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반도체 업황이 좋아지는 국면에서는 주가가 빠르게 뛰는 일이 흔하지만, 최근 상승 속도는 과거와 비교해도 상당히 가파른 편이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월 들어서만 38.5% 올랐다고 짚으면서, 과거 20~30%를 웃도는 반도체주 급등은 대체로 업황 사이클 초반에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은 이미 과열에 가깝지만,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과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2020~2021년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요가 폭발하던 시기와 더 닮았고, 당시보다 산업 구조 변화는 더 강하다고 진단했다. 반대로 말하면, 인공지능 수요가 둔화하거나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약해질 경우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반도체만으로 시장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는 하지만 다른 업종의 실적 전망 개선도 함께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2024년 221.5조원, 2025년 270.9조원에서 2026년 778.9조원, 2027년 968.3조원으로 제시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만 떼어 놓고 봐도 2024년 165.3조원, 2025년 180.8조원, 2026년 233.6조원, 2027년 274.3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반도체 두 회사를 빼더라도 상장사 전반의 이익 체력이 개선되고 있음을 뜻한다. 다만 단기간 급등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PI·주가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보여주는 지표)는 이달 14일 장중 46.54까지 내린 뒤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이날 장중 55.60까지 상승했다. 이는 4월 들어 중동 변수로 인한 하락분을 모두 만회한 데 이어 지수가 처음으로 6,500선을 넘을 만큼 급하게 오른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반도체 실적과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이 계속 뒷받침될 경우 더 이어질 수 있지만, 특정 업종 쏠림이 심한 만큼 향후 시장 변동성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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