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7,000선에 다가서자 증권사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도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월 24일 기준 35조4천639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 매입을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 가운데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지난 23일 처음으로 35조원을 넘어선 뒤 하루 만에 다시 기록을 높였고, 지난 10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서만 2조4천700억원, 비율로는 7.4% 늘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4조5천793억원, 코스닥시장이 10조8천836억원이었다. 같은 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9.40포인트, 2.15% 오른 6,615.03에 장을 마치며 사상 처음 6,600선에 올라섰다. 지수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뛰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승 흐름이 더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그 결과 빌린 자금까지 동원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움직임이 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거래융자는 통상 주가 상승 기대가 클수록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증권사들은 위험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4월 22일부터 일부 종목의 증거금률과 종목군을 조정해 신용융자 이용 조건을 강화했고, 다른 증권사들도 비슷한 제한 조치를 검토하거나 시행하고 있다. 증거금률은 투자자가 주식을 살 때 먼저 내야 하는 자기자금 비율을 말하는데, 이를 높이면 빚을 활용한 투자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다만 최근 시장의 상승 속도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이런 조치에도 전체 신용잔고는 계속 우상향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레버리지, 즉 빌린 돈을 활용한 투자가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키울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훨씬 빠르게 키운다는 점이다. 신용융자로 산 주식은 대출의 담보가 되기 때문에 주가가 급락하면 담보 가치가 부족해지고, 이 경우 투자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이 강제로 처분되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처럼 지수 상승과 투자 열기가 동시에 커지는 국면에서는 자금 유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변동성이 확대되면 그만큼 시장 충격도 커질 수 있어 향후 투자자들의 위험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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