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28일 최근 급등에 따른 부담과 미국 주요 일정 대기를 함께 반영하며, 추가 상승보다는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증시는 전날 강한 상승세를 한 차례 더 확인했다. 27일 코스피는 139.40포인트, 2.15% 오른 6,615.03에 거래를 마치며 사상 처음으로 6,600선을 넘어섰다. 장 초반 6,533.60으로 출발한 뒤 상승폭을 넓혀 한때 6,657.22까지 오르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1천997억원, 1조3천909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고, 개인은 2조5천243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 자금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포함된 전기·전자 업종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2.28% 오른 22만4천500원에 마감했고,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장중 131만7천원까지 올라 처음으로 130만원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지수도 1,226.18로 올라섰고,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6천101조994억원으로 처음 6천조원을 넘겼다.
다만 이날 시장은 상승 추세 자체보다 속도 조절 여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간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0.13% 내린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12%, 0.20% 오르며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에서는 이번 주 후반 대형 기술주 실적 발표와 28~29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즉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다.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을 대체로 예상하고 있지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방향과 경기 판단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큰 이벤트를 앞두면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주식을 더 사기보다 기존 수익을 지키려는 쪽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대외 변수도 증시의 단기 방향을 흔들 수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단계적 종전 구상을 전달했다고 보도했고, 백악관도 이를 접수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은 한때 지정학적 위험 완화 기대를 키웠지만, 실제 협상이 순조롭게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오히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협상이 불발되고,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사이 충돌이 격화하는 흐름에 반응해 큰 폭으로 올랐다. 아이스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108.23달러로 2.8%, 뉴욕상품거래소의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는 96.37달러로 2.1% 상승했다. 유가 급등은 물가와 금리 부담을 다시 자극할 수 있어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된다.
반도체주를 둘러싼 분위기도 낙관 일변도에서 경계 쪽으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인공지능 수요 확대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간 주가가 너무 빠르게 오른 데 따른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거래일 연속 상승 뒤 1.01% 하락했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메모리 수요 전망 개선에 힘입어 올랐지만, 일부 종목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은 비슷하게 읽힌다. 반도체 업종의 중장기 투자 논리는 살아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한 박자 쉬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증시 관련 지표도 엇갈렸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 상장지수펀드는 1.40% 상승했지만, 신흥시장 지수 상장지수펀드는 0.16% 하락했고, 코스피200 야간 선물은 0.23% 오르는 데 그쳤다.
결국 28일 국내 증시는 지수 전체가 한 방향으로 크게 움직이기보다는, 실적과 재료가 뚜렷한 업종별 순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 원전, 로봇처럼 개별 기업 실적이나 정책 기대가 붙는 분야에 관심이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처럼 외국인 자금이 반도체 중심으로 지수를 강하게 끌어올린 뒤에는, 추가 매수 여력이 얼마나 이어질지와 개인의 차익 실현이 어느 수준에서 마무리될지가 중요해진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통화정책 신호와 중동 정세, 그리고 대형 기술주의 실적 결과가 확인될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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