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일 반도체주 급등과 외국인 대규모 매수에 힘입어 사상 처음 6,900선을 돌파하며 7,000선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8.12포인트(5.12%) 오른 6,936.9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개장부터 6,782.93으로 뛰어오르며 상승 흐름을 탔고, 장중에는 6,937.00까지 오르면서 직전 최고치를 하루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종가와 장중 고가 모두 새로운 기록이다. 7,000선까지는 장중 기준으로 63포인트만 남겨둔 상태다. 코스닥지수도 21.39포인트(1.79%) 오른 1,213.74로 마감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코스피에만 국한되지는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번 급등의 중심에는 외국인 자금이 있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183억원, 기관은 1조9천352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4조7천904억원을 순매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정규장 마감 기준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4천87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원/달러 환율이 4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20.5원 내린 1,462.8원을 기록한 점도 외국인 매수에 우호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이 하락하면 원화 자산 투자에 따른 환차손 우려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5일 어린이날 휴장을 앞두고 해외 증시 강세를 미리 반영하려는 매수세가 선제적으로 유입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을 끌어올린 핵심 업종은 반도체와 정보기술주였다. 노동절로 국내 증시가 쉬는 사이 미국 뉴욕 증시는 기술주 중심으로 강세를 이어갔고, 애플의 기대 이상의 실적 발표가 투자심리를 한층 자극했다. 이번 주 미국 팔란티어와 에이엠디 등 주요 기술기업의 실적 발표를 앞둔 기대감도 국내 반도체주 매수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12.52% 올라 장중 145만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종가 기준으로도 처음 140만원 선에 안착했다. 시가총액은 1천31조원으로 불어나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도 5.44% 오른 23만2천500원에 마감하며 장중·종가 기준 최고가를 모두 다시 썼다. SK하이닉스 최대주주인 SK스퀘어도 17.84% 급등했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이 17.62%, 증권이 10.06%, 전기전자가 7.70% 올랐다.
반도체 외에도 일부 업종에서는 정책과 대외 변수에 따른 기대가 반영됐다. 미국의 유럽산 자동차 관세율 인상 발표 이후 한국 자동차 업체가 상대적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와 기아도 나란히 상승했다. 증시 거래가 활발해지면 수수료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주도 크게 올랐다. 다만 시장 전반에 온기가 고르게 퍼진 것은 아니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하락 종목이 476개로 상승 종목 392개보다 많았다. 건설업과 오락문화 업종은 약세를 보였고, KB금융과 신한지주 같은 금융주 일부도 내렸다. 지수 상승을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와 일부 대형 기술주가 사실상 주도한 셈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한국시간 4일 새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걸프만에 묶인 제3국 선박의 탈출을 돕는 이른바 해방 프로젝트 개시 방침을 밝히자, 이란 측은 휴전 위반 가능성을 경고하며 긴장이 높아졌다. 통상 이런 지정학적 위험은 증시에 부담이 되지만, 이날 국내 시장은 미국 기술주 강세와 반도체 실적 기대가 이를 덮는 모습이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각각 42조6천430억원, 15조9천490억원으로 집계됐고,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과 메인마켓 거래대금도 27조910억원에 달했다. 한국거래소 기준 상위 10대 그룹 시가총액 합계가 4천조원을 넘어선 점도 시장 체력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미국 기술기업 실적, 환율 안정,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지에 따라 7,000선 돌파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지정학적 변수와 대형주 쏠림 현상이 동시에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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