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일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동반 매수에 힘입어 5% 넘게 급등하며 6,936.99로 마감했고, 사상 처음으로 6,900선을 넘어 7,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다. 국내 증시가 노동절 휴장으로 쉬는 사이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강세가 이어진 데다, 중동 정세를 둘러싼 긴장도 다소 완화되면서 투자심리가 한꺼번에 살아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8.12포인트(5.12%) 오른 6,936.9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2.79% 상승한 6,782.93으로 출발한 뒤 장 초반 숨 고르기를 거쳐 종일 상승폭을 키웠다. 7,000선까지는 63.01포인트만 남았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시장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184억원, 기관은 1조9,353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역대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반면 개인은 4조7,904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번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인공지능 관련주가 있었다. 외국인은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3조9,783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실상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넣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5.44% 오른 23만2,500원, 에스케이하이닉스는 12.52% 오른 144만7,000원에 마감했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지난 4월 28일 기록한 종전 최고가 132만8,000원을 크게 넘어 새 기록을 썼고, 삼성전자도 올해 장중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도 21.39포인트(1.79%) 오른 1,213.74로 마감해 2차전지와 바이오를 포함한 성장주 전반의 반등 흐름에 힘을 보탰다.
배경을 보면, 지난주 후반 미국 주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결정적 재료가 됐다. 알파벳,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세계 증시에서 인공지능 인프라와 반도체 관련 종목이 강하게 올랐고, 이 흐름이 국내 시장 개장과 함께 반영됐다. 실제로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2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같은 기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모멘텀(실적 개선 기대)과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고 본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에서도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 즉 앞으로 1년 예상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4월 30일 기준 7.12배에 머물러 여전히 저평가 구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날 급등으로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 합계는 종가 기준 4,077조2,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4,00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은 1,771조5,000억원, 에스케이그룹은 1,277조원으로 두 그룹만 합쳐도 3,000조원에 육박했다. 한편 시장 외부 변수였던 중동 정세도 투자심리에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사태와 관련한 외교·정책 대응을 검토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제3국 선박을 빼내는 이른바 ‘해방 프로젝트’를 언급하면서 전면 충돌 우려가 다소 누그러졌기 때문이다. 다만 국제유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미국의 추가 조치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안도감은 제한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미국 기술주 실적, 외국인 수급, 중동 리스크 완화 여부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코스피의 7,000선 돌파 시도도 결국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업종의 상승 탄력이 유지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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