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선물한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인공지능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와 상대적으로 낮은 1주당 가격이 맞물리면서, 자녀 명의로 장기 투자 자산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삼성전자로 크게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5일 KB증권이 자사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통해 만 18세 이하 미성년 자녀에게 선물된 국내 종목을 집계한 결과, 거래건수 기준 1위는 삼성전자였다. 주식 선물하기는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서 보유 주식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방식의 서비스로,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만 입력하면 선물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미성년자 대상 국내 주식 선물 건수의 56.3%를 차지해 전체의 절반을 넘겼다.
이 같은 쏠림은 최근 시장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인공지능 서버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반도체 업종 내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 메모리) 시장 점유율 회복 가능성과 넉넉한 생산능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여기에 다른 대형 반도체주보다 1주 가격이 낮아 선물이나 소액 매수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기아가 6.5%로 많았고, 카카오 6.1%, HLB 3.7%, 에코프로비엠 3.6%, 덕산테코피아 3.0%, DS단석 2.5%, POSCO홀딩스 2.1% 순으로 집계됐다. 기아는 글로벌 신차 수요 둔화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보이고 있고,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혜 기대와 로보틱스 관련 사업 모멘텀(향후 주가를 움직일 재료)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또 다른 반도체 대표주인 SK하이닉스의 선물 비중은 1.5%에 그쳤는데, 1주당 가격이 140만원을 넘는 수준까지 올라 접근성이 떨어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미성년 자녀에게 많이 선물된 상위 10개 종목은 지난 4월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코스피 상승률과 비교하면 성과 차이는 분명했다. SK하이닉스의 월간 수익률은 59.4%로 가장 높았고, POSCO홀딩스 39.0%, 삼성전자 31.9%로 코스피 월간 수익률 30.6%를 웃돌았다. 반면 덕산테코피아 29.2%, DS단석 23.7%, HLB 20.2%, 기아 4.6%, NAVER 4.7%, 에코프로비엠 7.2%, 카카오 3.3%는 지수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미성년 자녀 계좌에 담는 종목 선택이 단순한 선물 차원을 넘어, 가격 부담과 성장 기대를 함께 따지는 투자 행태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대형 우량주와 접근성 높은 종목 중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