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시장, 상반기 500조원 돌파... 코스닥 시총에 근접

| 토큰포스트

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층 커졌다. 순자산이 500조원을 넘어 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에 근접했고, 상장 종목 수는 이미 코스피 상장 기업 수를 웃돌면서 ETF가 개별 주식 못지않은 투자 시장으로 자리 잡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3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 새로 상장된 ETF는 32개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았던 2024년 11월의 23개를 넘어선 기록이다. 이 같은 급증에는 5월 27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8개 자산운용사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포함해 총 16종을 한꺼번에 내놓은 영향이 컸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몇 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라 수익과 손실 폭이 모두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ETF보다 투자 위험이 높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새로 출시된 ETF는 모두 8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64개보다 17개 늘었다. 증가율로 보면 약 20% 수준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연간 출시 종목 수는 지난해 172개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전체 ETF 종목 수는 1천130개로 늘었는데, 2002년 10월 국내 증시에 ETF가 처음 도입된 이후 24년 만에 이룬 규모다. 이는 코스닥 상장 종목 수 1천822개보다는 적지만, 코스피 상장 기업 948개보다는 182개 많다. 시장에서는 ETF가 더 이상 보조적 투자 수단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시장을 고르는 하나의 큰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

자금 규모도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 27일 기준 ETF 순자산 가치는 501조8천199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29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6천931조원과 비교하면 아직 차이가 크지만, 코스닥 시가총액 590조원의 약 85% 수준까지 따라붙었다. 격차는 91조원에 불과하다. 개별 상품 가운데 순자산이 가장 큰 KODEX200은 28조4천381억원으로 코스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 21조2천292억원보다 규모가 크다. TIGER 미국S&P500 ETF도 18조4천427억원으로 코스닥 대표 대형주들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는 ETF가 단순히 여러 종목을 묶어 놓은 금융상품을 넘어, 그 자체로 대형 자금이 모이는 시장이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시장 확대와 함께 쏠림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출시된 81개 ETF 가운데 반도체 관련 상품은 33개로 약 40%를 차지했다. 전체 1천130개 종목 중에서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편입한 ETF가 3분의 1에 이른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고, 개인투자자 관심도 집중돼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ETF의 본래 장점이 분산 투자에 있는 만큼, 특정 업종과 특정 종목에 자금이 몰리면 시장 전체의 다양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활성화와 함께 ETF가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앞으로는 반도체 일변도를 넘어 다양한 자산과 전략을 담은 상품이 나와야 성장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ETF 시장이 양적으로는 계속 커지되, 질적으로는 투자 선택지를 얼마나 넓히느냐가 다음 경쟁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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