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6월 1일 장중 10% 안팎까지 급등하면서 국내 증시를 이끌었고,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코스피 지수까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날 오전 11시 5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9.15% 오른 34만6천원에 거래됐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도 12.10% 상승한 22만7천원을 나타냈고, 장중에는 23만5천원까지 오르며 15.8%의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시간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1.59% 하락세를 보였지만 곧 방향을 바꿔 2.19% 오른 238만4천원에 거래됐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종목이 함께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사상 처음으로 8,800선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이날 강세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한국의 5월 수출 지표를 꼽고 있다. 개장 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372억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수출도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 늘어난 877억5천만달러로 집계됐다. 반도체가 한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런 실적은 단순한 한 업종의 호조를 넘어 국내 제조업과 기업 실적 전반에 대한 기대를 키우는 재료로 받아들여진다.
삼성전자 고유의 호재도 주가를 밀어 올린 요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5월 29일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고대역폭 메모리, 즉 HBM(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반도체)의 7세대 제품인 HBM4E 12단 샘플을 세계 최초로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HBM은 AI 가속기와 AI 서버에 들어가는 대표 부품으로,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 기대를 받는 분야다. 세계 최초 샘플 공급 소식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에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는 계기가 됐다.
증권가도 AI 인프라 확대가 국내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동원·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와 기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전자제품 회로에서 전기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공급하는 핵심 부품) 같은 부품이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AI 서버에 더 많이 탑재되면서, 서버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기존보다 3배에서 5배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단순히 판매량이 늘어나는 수준이 아니라, 더 비싼 고성능 부품이 많이 팔리면서 기업 수익성까지 좋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날 주가 급등은 수출 지표 개선과 차세대 HBM 공급 소식, 그리고 AI 투자 확대 기대가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반도체가 국내 증시의 핵심 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AI 관련 수요가 실제 실적 증가로 이어지는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코스피 전체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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