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일 장중 한때 8,800선을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종가 기준 시가총액도 7,000조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증시가 외형과 지수 양쪽에서 새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2.23포인트(3.68%) 오른 8,788.3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8,485.67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워 장중 8,874.16까지 올라, 장중 기록과 종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급격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오전 한때 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인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종가 기준 7,204조5,09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7,000조원선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강세장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었다. 대만에서 열린 ‘지티시 타이베이’ 행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차세대 인공지능 가속기 ‘베라 루빈’이 이미 본격 생산 단계에 들어갔고, 여기에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메모리가 들어간다고 밝히면서 관련 기대가 주가에 직접 반영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10.09% 오른 34만9,000원에 마감했고, 장중에는 35만4,500원까지 올라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2,040조3,512억원으로 불어나 국내 증시에서 단일 종목 기준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까지 합치면 시가총액은 2,224조942억원에 달한다. 에스케이하이닉스도 1.29% 오른 236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상승 흐름은 반도체에만 그치지 않았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가 이번 주 한국을 찾아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면서 엘지그룹주와 로봇 관련주도 강하게 올랐다. 엘지전자는 29.86%, 엘지전자우는 29.99%, 엘지헬로비전은 30.00%, 엘지씨엔에스는 26.27%, 두산로보틱스는 29.95%, 현대차는 3.73% 상승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전장, 로봇처럼 미래 산업과 연결되는 종목에 자금이 몰리면서 시가총액 확대를 이끌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지수 급등이 시장 전체의 고른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다. 코스피 상장 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179개에 그쳤고, 내린 종목은 732개로 훨씬 많았다. 보합은 12개였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2조9,20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난달 7일 이후 17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순매도 규모는 53조4,180억원에 달한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도 지난달 27일 기준 22조697억원으로 22조원을 넘어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주도주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며, 시장의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를 비교한 ADR(등락 종목 비율)이 47% 수준으로 여전히 낮다고 진단했다.
결국 이날 기록적인 상승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 대표주가 지수를 끌어올린 결과로 볼 수 있다. 시가총액과 지수는 동시에 사상 최고 수준에 올라섰지만, 외국인 매도와 종목 편중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체력이 아직 폭넓게 확산한 단계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대형 기술주 실적,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 외국인 수급 변화에 따라 더 이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쏠림 부담이 커질 경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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