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이 17일 삼성물산의 목표주가를 35만원에서 62만원으로 크게 높여 잡으면서,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단순한 지주 성격을 넘어 배당 확대와 본업 회복 기대까지 함께 반영받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목표주가 상향의 가장 큰 근거는 삼성물산이 보유한 핵심 계열사 지분 가치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지분을 들고 있는데, 이 자산 가치가 순자산가치(NAV·보유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기업가치)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이들 계열사 주가가 오르면서 삼성물산이 장부상으로 보유한 지분 가치도 함께 커졌고, 이에 따라 시장이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를 다시 평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IBK투자증권의 판단이다.
증권가는 특히 삼성물산의 2026∼2028년 주주환원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관계사에서 받는 배당금의 60∼70%를 주주에게 돌려주고, 최소 주당배당금도 2천500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는 삼성전자나 삼성생명처럼 주요 계열사가 배당을 늘릴수록 삼성물산의 현금 유입도 커지고, 그만큼 삼성물산이 자체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할 여력도 커진다는 뜻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보유 지분의 가치 상승뿐 아니라 실제 현금 배당 증가 가능성까지 함께 볼 수 있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핵심 변수로 꼽히는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으로 3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을 제외하고 남는 돈)의 50% 환원, 연간 9조8천억원 정규 배당을 제시한 상태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이 2024년 21조6천억원, 2025년 37조8천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6년에는 설비투자 부담이 있더라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개선이 이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IBK투자증권은 2026년 삼성전자의 잉여현금흐름이 15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결국 삼성물산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는 배경에는 세 가지 축이 함께 작동하고 있다. 계열사 주가 상승에 따른 지분 가치 확대, 관계사 배당 증가를 통한 주주환원 재원 확충, 그리고 건설·상사·패션·리조트 등 본업 부문이 하이테크 투자 사이클 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다. IBK투자증권은 이런 점을 반영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49만7천원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삼성전자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과 배당 정책, 그리고 시장이 삼성물산의 순자산가치 할인 폭을 얼마나 줄여 평가하느냐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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