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 변동성지수 80선 붕괴, 한국 증시 안정 신호?

| 토큰포스트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17일 79.65로 내려서며 7거래일 만에 다시 80선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국내 증시를 흔들었던 급격한 불안 심리가 다소 누그러졌다는 뜻이지만, 시장이 완전히 안정을 되찾았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브이코스피는 전장보다 5.50% 급락한 79.65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한때는 79.40까지 낮아졌다. 브이코스피가 8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6월 8일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에 반영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이 앞으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다. 참고로 2010년 이후 평균치는 20 안팎으로 알려져 있어, 지금 수준도 여전히 평시와는 거리가 있다.

이번 진정세는 앞서 브이코스피를 급등시켰던 재료가 일부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브이코스피는 지난 6월 9일 종가 기준 91.23까지 치솟았고, 15일에는 장중 94.25를 기록했다. 그 배경에는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이 있었다.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반도체 대형주가 지난 5일 이른바 검은 금요일을 계기로 급락하면서 코스피도 연일 큰 폭으로 오르내렸고, 그 결과 시장의 공포 심리가 빠르게 커졌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이뤄지면서 중동발 불확실성이 일부 줄었고, 전쟁 장기화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시계를 더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도 다소 약해지자 투자심리도 함께 진정되는 흐름을 보였다.

실제 최근 며칠간 브이코스피는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2일 89.91로 마감한 뒤 이번 주 들어 15일 87.85, 16일 84.29, 17일 79.65로 3거래일 연속 낮아졌다. 같은 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37.64포인트(1.58%) 오른 8,864.24, 코스닥지수는 13.28포인트(1.30%) 오른 1,031.96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8원 오른 1,513.4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반등하고 변동성 지수가 내려간 점만 보면 시장이 급한 불안 국면에서는 한 걸음 물러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증시 안팎에서는 변동성이 짧은 시간 안에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이 많다. 국내 증시가 여전히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데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특정 종목의 하루 등락률을 몇 배로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까지 지난달 상장되면서 쏠림 현상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주 초 코스피 급락 과정의 브이코스피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국면보다 높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자체는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문제와 원유 생산시설 정상화 지연 가능성, 그리고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 전환 흐름이 남아 있어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연방준비제도가 6∼7월 바로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유럽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고, 일본과 한국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반도체 쏠림이 이어지는지, 중동발 불확실성이 얼마나 빠르게 해소되는지, 각국 금리 정책이 실제로 얼마나 빨라지는지에 따라 국내 증시의 등락 폭이 다시 커질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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