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17일(현지시간)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다.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3.50~3.75%로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실제 관심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앞으로의 물가와 경기, 고용을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쏠려 있다.
이날 오전 9시 40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3.60포인트(0.16%) 오른 52,083.27을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12포인트(0.04%) 상승한 7,514.47, 나스닥종합지수는 56.12포인트(0.21%) 오른 26,432.46을 기록했다. 새 연준 의장의 첫 공식 메시지는 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출발점이 되는 만큼, 투자자들은 워시 의장이 기존 연준 기조를 얼마나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동 정세가 시장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이란과의 갈등 속에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금융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양해각서가 최종본은 아니라고 밝히며 강경한 발언을 내놨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조만간 완전히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상황은 곧바로 유가와 물가 전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연준의 판단에도 민감한 재료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소비 지표는 예상보다 강하게 나왔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 판매는 계절조정 기준 7천637억500만달러로 집계됐고,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0.5% 증가를 크게 웃돈 수치다. 소비가 견조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반대로 보면 수요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물가를 다시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제프리스의 모힛 쿠마르 이코노미스트는 워시 의장이 첫 기자회견에서 위원회의 기존 시각과 크게 다른 방향을 제시하기보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전쟁 요인을 제외한 디스인플레이션, 즉 물가 상승 압력이 점차 약해지는 흐름을 언급한다면 시장은 이를 통화 완화에 우호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산업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통신주와 에너지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개별 종목 가운데 라이언스 게이트 스튜디오는 넷플릭스가 인수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6.97% 하락했고, 에이에스티 스페이스모바일은 새 위성 3기를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다는 소식에 6.32% 상승했다. 피그마는 씨티가 처음으로 분석을 시작하며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하자 2.81% 올랐다. 씨티는 피그마의 총시장규모가 250억달러에 이르지만 아직 도입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같은 시각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고, 유로스톡스50지수는 0.52% 올랐지만 영국 FTSE100지수와 독일 DAX지수는 각각 0.14%, 0.20% 내렸다. 국제 유가는 상승해 2026년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76.79달러로 전장보다 0.97%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연준이 중동발 물가 불안과 견조한 미국 소비 사이에서 어떤 균형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증시와 유가의 방향이 갈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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