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몸집은 19일 장중 사상 처음 8천조원을 넘어섰다가 결국 7천941조6천724억원으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한 뒤에도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한때 상징적인 고지를 밟았지만, 장 후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상승분 일부를 되돌린 결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의 시가총액 합계가 장중 8천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 규모 확대 속도도 가팔랐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4월 27일 처음 6천조원을 넘어선 뒤 8거래일 만인 5월 11일 7천조원을 돌파했고, 이후 26거래일 만에 다시 8천조원 선을 장중 기준으로 밟았다. 이날 마감 기준 시가총액은 코스피 7천398조8천747억원, 코스닥 542조7천977억원이다.
지수 흐름만 놓고 보면 변동성이 매우 컸다. 코스피는 이날 9,288.89로 출발해 장 초반 9,385.59까지 오르며 처음으로 9,200선과 9,300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하락 전환했고, 한때 9,000선 아래로 밀리기도 했다. 마감 지수는 전장보다 11.42포인트(0.13%) 내린 9,052.42였다. 단기간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이 나오면서, 장 초반의 낙관론이 장 후반에는 경계 심리로 바뀐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시가총액 확대를 이끈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주가가 289만1천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고, 시가총액도 한때 2천조원을 넘겨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증시 두 번째로 단일 종목 2천조원 시대를 열었다. 다만 상승폭이 줄면서 종가는 276만4천원, 시가총액은 1천969조9천93억원으로 내려왔다. 삼성전자도 장중 37만4천500원까지 올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약세로 돌아서 35만4천원에 마감했고, 시가총액은 2천69조5천826억원으로 집계됐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삼성전자 보통주의 95.2% 수준까지 따라붙었고, 삼성전자우를 포함한 삼성전자 전체 시가총액 2천247조7천90억원과 비교해도 87.6% 수준에 이르렀다.
시장의 무게가 소수 초대형 종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다시 확인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코스피 전체의 각각 27.97%, 26.62%를 차지했다. 두 종목만 합쳐도 코스피의 절반을 넘는 비중이다. 그룹 기준으로는 삼성그룹 시가총액이 약 2천643조원, SK그룹이 약 2천326조원으로 두 그룹이 코스피의 약 67%를 차지했다. 해외 비교에서도 한국 증시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세계거래소연맹이 집계한 5월 말 기준 한국거래소 시가총액은 4조9천494억8천470만달러로 세계 9위였는데, 이달 들어 코스피 상승률이 캐나다 주요 지수보다 크게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는 캐나다 토론토 증권거래소를 제치고 8위권에 올라섰을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강세가 이어지면 한국 증시의 외형을 더 키울 수 있지만, 동시에 특정 종목 쏠림과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라는 부담도 함께 키울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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