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국내 주식형 ETF 비중이 50%를 넘어서며 시장의 중심축이 해외 자산에서 국내 증시로 빠르게 이동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ETF 1천140개 종목의 총 순자산은 527조50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7일 전체 시장이 500조원을 넘어선 뒤에도 증가세가 이어졌고, 그중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은 263조5천401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웃돌았다. 국내 주식형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ETF가 국내에 처음 도입된 시기를 제외하면,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넘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같은 변화는 코스피 급등과 맞물려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4,214.17에서 2026년 6월 18일 9,063.84로 올라 사상 처음 9,000선을 넘어섰다. 상승률만 115%에 이른다. 주가가 오르면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평가액도 함께 불어나는 구조여서, 국내 주식형 ETF의 몸집 역시 빠르게 커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대표 종목 비중이 큰 상품들이 상승장을 타면서 자금 유입과 평가이익 확대가 동시에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국내 주식형 ETF는 2024년 12월 순자산 40조원, 비중 24.3%에 그쳤고, 미국 상장 기업 등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ETF 54조원, 비중 32.7%에 한참 못 미쳤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 상승세가 본격화하면서 지난해 말에는 국내 주식형 비중이 31.4%까지 높아졌고, 올해 1월 말에는 36.8%로 해외 주식형 29.8%를 앞질렀다. 이어 2월 말 43.0%를 기록한 뒤 4개월 만에 50% 선까지 올라섰다. 지난 18일 기준 해외 주식형 ETF는 141조원으로 비중이 26.7%였고, 국내 주식형과의 격차는 순자산 기준 122조원까지 벌어졌다.
반면 채권형 ETF는 상대적으로 힘을 잃었다. 국내 채권형 ETF는 2024년 말만 해도 순자산 47조원으로 국내 주식형 40조원보다 컸고, 전체 비중도 28.3%로 더 높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 관심이 주식형으로 쏠린 데다, 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채권 가격이 약세를 보였다. 채권은 금리가 오르면 기존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더라도 시장 여건에 따라 수익률이 둔화할 수 있다. 이런 영향으로 지난 18일 국내 채권형 ETF 순자산은 63조4천83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6% 늘어나는 데 그쳤고, 전체 비중은 20.8%에서 12.0%로 축소됐다.
시장에서는 ETF가 이제 개인의 노후 대비와 자산관리 수단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종목 수만 보면 국내 주식형 ETF는 430개로 해외 주식형 360여개와 큰 차이가 없지만, 실제 자금은 국내 증시 상승 기대가 큰 쪽으로 빠르게 몰리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느냐, 반도체를 비롯한 주도 업종 강세가 유지되느냐에 따라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지수 급등 이후에는 변동성도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 분위기만 좇기보다 자산 배분과 위험 관리에 함께 신경 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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