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증시 급등, 차입 투자 증가로 과열 우려 고조

| 토큰포스트

대만 증시가 인공지능 수혜 기대를 타고 급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의 차입 투자도 빠르게 불어나면서 시장 과열을 둘러싼 경고와 낙관론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026년 6월 23일, 대만에서 이른바 빚투에 나서는 개인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1년 동안 대만 증시는 영국, 캐나다, 인도를 제치고 세계 5위 규모의 주식시장으로 커졌는데, 그 배경에는 티에스엠시(TSMC)로 대표되는 반도체 기업들의 강세가 있다. 대만 주요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 인프라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평가받으면서 증시 전반을 끌어올린 것이다.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자 개인들 사이에서는 지금 시장에 올라타지 않으면 기회를 놓친다는 불안감, 이른바 포모(소외 공포) 심리도 확산하고 있다. 저금리 환경까지 겹치면서 여유자금이 없는 투자자들도 대출을 받아 주식을 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한 30대 주식 인플루언서는 빚투를 피하던 입장이었지만 지난달 500만 대만달러, 우리 돈 약 2억4천만원을 빌려 투자에 나섰다고 밝혔다. 대만 증시의 신용융자 잔고는 최근 12개월 동안 160% 늘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당시의 최고 기록에 가까워졌고, 이는 같은 기간 한국 증시의 신용융자잔고 증가율 94%보다 훨씬 가파른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상승장이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위험 신호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한도가 이미 소진되자 일부 투자자들은 은행 대출을 받거나 금융상품을 해지해 투자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달 들어 대만 증시에서는 주식 매수 뒤 결제 대금을 제때 내지 못한 규모가 20억 대만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관련 통계가 공개되기 시작한 2019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치다. 우다란 대만 국립중앙대 경제학 교수는 대만 주식시장이 명백한 과열 상태라며, 주식을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젊은 투자자들이 급락장에 큰 손실을 볼 수 있어 정부 차원의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 안팎에서는 지금 상황을 과거 닷컴 버블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현재 강세장은 실적과 산업 지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논리다. 특히 대만 기업들이 세계 첨단 반도체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만큼, 인공지능 설비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는 한 실적 개선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대만 금융투자업계는 위험 확산을 의식해 자체적으로 속도 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대형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고, 변동성이 큰 종목에 대해서는 융자 한도를 줄이며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억제하고 있다.

결국 핵심 변수는 인공지능 투자 열기가 얼마나 오래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프랑스계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에레로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인공지능 모멘텀이 꺾일 경우 충격이 주식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증권업계 실적 악화와 가계 소비 위축으로 번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대만 증시의 상승세가 실적에 의해 뒷받침되는 한 이어질 수 있지만, 차입 투자 확대가 이미 경제 전반의 위험요인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변동성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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