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강세로 상장지수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비교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낸 일부 액티브 상장지수펀드가 상관계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7월 초 잇따라 상장폐지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4종이 다음 달 7∼9일 시장에서 퇴출된다. 2030년 전후 은퇴나 목돈 수요에 맞춘 자산배분형 상품인 ACE TDF2030액티브는 7월 7일 상장폐지되고,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 ACE 장기자산배분, ACE TDF2050액티브는 7월 9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상장지수펀드는 일반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인데, 액티브 상품은 특정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운용사가 종목 비중을 조절해 초과 수익을 노리는 구조다.
문제는 현행 상장 유지 기준이다. 상장지수펀드는 설정 후 1년 동안 순자산 총액이 50억원에 못 미치거나,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가 기준 아래로 3개월 연속 떨어지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패시브 상장지수펀드는 상관계수 기준이 0.9,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0.7이다. 상관계수는 두 자산이나 지표의 움직임이 얼마나 비슷한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1.0에 가까울수록 흐름이 거의 같고 0에 가까울수록 관련성이 낮다는 뜻이다. 이번 퇴출은 자금 부족이 아니라, 비교지수와 너무 다른 흐름을 보였다는 이유에서 발생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그 차이가 부진이 아니라 초과 성과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는 6월 23일까지 최근 1년 수익률이 170.73%로, 비교지수인 블룸버그 톱 30 서플라이 체인 플러스 애플 프라이스 리턴 인덱스의 116.79%보다 53.94%포인트 높았다. ACE TDF장기자산배분액티브도 같은 기간 비교지수보다 4.96%포인트 높았고, ACE TDF2050액티브와 ACE TDF2030액티브도 각각 1.15%포인트, 0.62%포인트 웃돌았다. 그동안 순자산 규모가 작아 퇴출된 상장지수펀드는 있었지만, 비교지수를 크게 이겼다는 이유로 상장폐지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운용업계에서는 이 제도가 액티브 운용의 취지와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액티브 상장지수펀드는 본래 시장이나 기준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추구하는 상품인데, 수익률이 너무 앞서면 오히려 지수와의 상관성이 낮아져 상장 유지가 어려워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강하게 오르는 이른바 불장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운용해 수익률을 높일 여지가 있어도, 규제를 맞추려면 지수 흐름에 일부러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락장에서도 부실 우려 종목을 덜어내거나 현금 비중을 늘리는 방어적 운용이 가능해야 하지만, 상관계수 규제가 강하면 결국 지수 편입 종목을 일정 부분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글로벌탑픽액티브도 같은 사유로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지만, 상장 1년 미만 상품에는 유예 규정이 적용돼 이번에는 제외됐다.
이 사안은 국내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제도가 투자자 보호와 운용 자율성 사이에서 어느 지점에 균형을 둘 것인지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비교지수와 지나치게 동떨어진 상품을 관리하려는 규제 취지는 분명하지만, 초과 성과 자체가 퇴출 사유로 이어지는 구조는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상장 유지 기준, 특히 상관계수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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