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전기요금이 동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전력 주가가 26일 장 초반 하락했다. 연료비 부담은 커지고 있는데 판매 요금은 묶이게 되면, 전력 공기업의 수익성이 그만큼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오전 9시 36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93% 내린 3만8천50원에 거래됐다. 주가는 0.77% 약세로 출발한 뒤 장 초반 한때 4.77% 하락한 3만6천95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른 상황에서 요금 인상이 제한되면, 한국전력이 전기를 들여오는 비용과 실제로 거둬들이는 수입 사이의 간격이 다시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요금 동결 전망은 이미 정부와 한국전력의 발표를 통해 구체화됐다. 한국전력은 지난 22일 3분기인 7∼9월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현재와 같은 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전기·가스요금 등 주요 공공요금을 하반기에도 동결하겠다고 예고했다. 물가 안정을 우선하는 정책 기조가 반영된 조치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연료비와 전력 조달 비용이 이미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KB증권 정혜정 연구원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한국전력의 전력 조달 비용이 7천억원 늘어난 반면, 전기요금은 동결되고 있어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전력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8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줄고, 이는 시장 기대치보다도 8.8%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는 기존 6만3천원에서 5만4천원으로 약 14% 낮췄지만,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공공요금은 물가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정부가 쉽게 올리기 어려운 항목이다. 다만 원가가 오르는 국면에서 요금을 오래 묶어두면 공기업의 실적 부담이 커지고, 뒤늦게 요금을 조정해야 하는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 가격, 중동 정세, 정부의 물가 관리 기조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한국전력의 실적과 주가 방향에도 계속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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