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원이 넘는 자금을 동원한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 4명이 다음 달 1일 구속 여부를 가르는 법원 심사를 받게 됐다. 수사당국은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을 겨냥해 대규모 자금을 집중 투입하고, 경영권 압박과 투자자 유인까지 결합한 전형적인 시세조종이 이뤄졌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황중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월 1일 오후 2시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6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영장 심사는 피의자의 범죄 혐의 소명 정도와 증거인멸, 도주 우려 등을 따져 신병 확보 필요성을 판단하는 절차다.
이 사건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3월 관련자 11명과 법인 4개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고발 대상에는 종합병원과 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재력가, 자산운용사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소액주주 운동가 등이 포함됐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일별 거래량이 적은 DI동일을 대상으로 삼아 자신들이 운영하는 법인 자금과 금융회사 대출금 등을 끌어모아 시세를 인위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통 주식의 거래가 많지 않은 종목은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으로도 가격에 영향을 주기 쉬워 시세조종 표적으로 자주 거론된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주목하는 대목은 단순 매매를 넘어 경영진 압박과 시장 심리 자극이 함께 동원됐다는 점이다. 이들은 소액주주운동을 내세워 DI동일 경영진을 압박하고, 자기주식 취득을 위한 신탁계약을 맺게 한 뒤 주가를 관리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를 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혐의자들의 매수 주문량은 시장 전체의 3분의 1에 이를 정도였다고 한다. 특정 세력이 시장 주문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은 가격 형성이 자연스러운 수급이 아니라 인위적 영향 아래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사건은 이재명 대통령이 불공정거래 척결을 강조한 뒤 출범한 합동대응단의 이른바 ‘주가조작 패가망신’ 1호 사건으로도 주목받았다. 검찰은 지난 5월 28일 NH투자증권과 DI동일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KB증권·NH투자증권·교보증권 등으로 수사를 넓혔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별 종목 수사를 넘어, 대규모 자금조달과 금융회사 연계 여부, 소액주주운동의 외형을 활용한 시세조종 방식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수사와 제재가 한층 더 강해지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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