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광주·전남 지역 상장사들이 30일 장 초반 종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고, 한국거래소는 일부 종목에 시장경보 조치를 내리며 과열 진정에 나섰다.
이날 오전 9시 32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금호건설은 3.95% 오른 8천950원, 금호건설우는 15.19% 오른 2만9천950원에 거래됐다. 반면 금호전기는 12.02% 내린 966원, 다스코는 7.73% 내린 4천120원을 나타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남화토건과 남화산업이 각각 13.59%, 14.60% 하락했고, 동양파일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같은 지역 기반 기업이라도 투자 자금이 일률적으로 움직이기보다 차익 실현과 추가 매수 기대가 뒤섞이면서 주가가 갈리는 모습이다.
이들 종목은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공장 투자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올랐다.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서면 건설, 전력, 자재, 부동산 보유 기업까지 연쇄적인 수혜가 번질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특히 금호건설우와 금호건설은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4거래일 가운데 3거래일을 상한가로 마감할 정도로 상승 속도가 빨랐다. 이런 흐름에는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 대규모 신규 투자와 공급역량 선제 확보를 강조한 발언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짧은 기간에 급등하자 한국거래소는 이날 금호건설을 투자주의종목으로, 금호건설우와 금호전기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했다. 남화산업은 투자주의, 남화토건은 투자경고 종목으로 분류됐고, 다스코와 동양파일도 투자주의종목으로 묶였다. 투자주의종목은 일정 기간 안에 종가가 5거래일 전보다 60% 오르거나 15거래일 전보다 100% 이상 상승하는 등 과열 양상이 이어지면 투자경고종목으로 단계가 높아질 수 있다. 투자경고종목은 이후 2거래일 동안 40% 이상 더 오르고 기준 종가보다 높을 경우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어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이미 비슷한 사례도 나왔다. 전남 장성군에 공장 등 부동산을 보유한 보해양조는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 수혜 기대 속에 지난 23일과 24일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거래정지 가능성이 예고된 뒤인 25일에는 30% 급락했다. 이후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60% 넘게 빠졌고, 현재도 7%가량 하락한 1천783원 수준이다. 실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개발 기대만으로 주가가 먼저 치솟는 테마주 장세에서는 작은 뉴스에도 가격이 급하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실제 투자 계획의 구체성, 정부의 지역 산업 육성 로드맵, 거래소의 추가 경보 조치 여부에 따라 더 크게 갈릴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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