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식시장에 해외 자금과 개인 투자자가 동시에 몰리면서, 올해 상반기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개인 주주 수가 나란히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기업 수익성 개선과 인공지능 관련 산업 기대, 세제 지원까지 겹치면서 일본 증시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투자처 가운데 하나로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는 연초부터 2026년 6월 19일까지 일본 주식시장에서 현물 주식을 10조9천391억엔, 우리 돈 약 104조8천3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이며, 1년 전보다 5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종전 최대 기록은 아베노믹스가 본격 주목받던 2013년 상반기의 8조3천억엔이었다. 일본 기업들이 자본 효율성(투입한 자본을 얼마나 수익으로 바꾸는지 보여주는 지표)과 수익성을 끌어올린 데다,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반도체 관련 업종의 성장 기대가 커지면서 새로운 해외 자금이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 자금의 성격도 과거와는 다소 다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관투자자 자금이 헤지펀드 등을 거쳐 일본 주식으로 들어오고 있고, 자산운용사들이 인공지능·데이터센터 관련 종목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해외 연금과 펀드 지분을 합한 일본 증시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34.7%로 높아져 처음으로 3분의 1을 넘어섰다. 여기에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추진하는 성장 전략에 대한 기대도 유럽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판단의 배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개인 투자자도 자국 증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개인 주주 수는 9천198만명으로 전년보다 839만명 늘어 역대 가장 많았다. 개인 주주 증가는 12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30세 미만 비중이 지난 반년 동안 10% 늘어나는 등 젊은 층의 참여 확대가 두드러진다. 이 배경에는 니사로 불리는 소액투자 비과세제도가 있다. 일정 한도 안에서 투자 수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제도로, 젊은 투자자들의 첫 주식 투자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이피모건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 투자금 가운데 니사를 통해 일본 주식을 산 비중은 35%였지만, 올해 1∼5월에는 41%로 높아졌다.
일본 증시의 강세는 실물경제와 재정 여건에도 일정 부분 힘을 보태고 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2025년도 일본 정부의 일반회계 세입은 84조2천억엔, 약 806조2천700억원으로 6년 연속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기업 실적 개선에 따른 법인세 증가, 물가 상승과 임금 인상에 따른 소비세·소득세 확대가 세수 증가를 떠받쳤다. 결국 주식시장 활황은 기업 수익과 투자 심리, 정부 세수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인공지능 관련 투자 확대와 일본 정부의 성장 정책이 유지될 경우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해외 자금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글로벌 금리와 환율, 경기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함께 지켜봐야 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