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는 2026년 7월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약해졌다는 기대를 반영하며 상승세로 출발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했다는 신호가 나오면서, 금리 부담에 민감한 투자심리가 한층 안정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9시 52분 기준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7.33포인트(0.15%) 오른 52,575.9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77포인트(0.32%) 상승한 7,539.11, 나스닥종합지수는 158.33포인트(0.61%) 오른 26,031.51을 나타냈다. 특히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컸는데, 이는 금리 상승 우려가 완화될 때 성장주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 특성과 맞닿아 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전품목 CPI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월보다 0.4%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0.1% 하락을 예상했는데, 실제 수치는 이보다 더 낮았다. 2020년 4월 0.8%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의 내림세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보합(0.0%)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0.2% 상승을 밑돌았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지표까지 둔화한 만큼, 시장은 연준이 당장 금리를 더 올릴 필요성이 줄었다고 해석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87.7%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 58.3%에서 크게 높아진 수치이며,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1.7%에서 12.3%로 낮아졌다.
다만 시장 안도감이 오래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나온다. 리건 캐피털의 스카일러 와이넌드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이번 CPI 결과가 이란 전쟁으로 자극됐던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다시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안도감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물가 지표가 약해지면서 연준이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은 커졌지만, 워시 연준 의장이 재임 기간 내내 매파적(물가 억제를 위해 금리를 높게 유지하려는 통화정책 성향) 발언을 이어왔다는 점도 시장이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결국 투자자들은 물가 둔화와 지정학적 위험, 그리고 연준의 정책 기조를 동시에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종목별로는 실적이 주가를 갈랐다. IBM은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주가가 23.60% 급락했다. 회사는 주요 기업들의 투자 흐름이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바뀌면서 자사의 초대형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수요가 줄어든 점을 실적 부진 배경으로 설명했다. 반면 JP모건은 2분기 순이익이 212억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전체 트레이딩 수익도 35% 증가한 121억달러로 집계되면서 주가가 1.65% 올랐다. 골드만삭스 역시 2분기 주당순이익(EPS)이 20.98달러로 시장 예상치 14.48달러를 크게 웃돌았고, 주식 트레이딩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2% 늘어난 74억2천만달러를 기록해 주가가 6.52%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산업재와 유틸리티가 강세를 보였고, 헬스케어와 임의소비재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해외 시장과 원자재 흐름은 엇갈렸다. 유럽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내 유로스톡스50지수는 0.11% 올랐지만, 독일 닥스(DAX)지수와 프랑스 카크(CAC)40지수는 각각 0.27%, 0.21% 하락했고 영국 풋시(FTSE)100지수는 0.16%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같은 시각 2026년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9.98달러로 전장보다 2.35% 오르며 상승 흐름을 보였다. 물가는 진정되는 조짐을 보였지만 유가가 다시 오르면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물가 지표와 중동 정세, 연준의 정책 신호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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