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주가 한국 수출 지표 개선과 미국 인공지능 투자 기대를 발판으로 동반 반등하면서, 국내외 증시가 다시 반도체 업황 회복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31.68포인트(3.56%) 오른 6,747.95에 마감했다. 지수는 6,553.88로 출발한 뒤 한때 6,836.86까지 오르며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상승 탄력이 강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기관이 1조3천900억원, 외국인이 3천84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조6천574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한 달 넘게 이어진 반도체주 조정이 과도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되살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반등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수출 지표가 꼽힌다. 한국의 7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 잠정치는 54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3% 늘었고,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180.6% 급증했다. 반도체 경기가 이미 정점을 지나 꺾이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피크아웃 우려가 일부 완화한 셈이다. 여기에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문샷에이아이의 최신 모델 ‘키미 K3’를 둘러싼 해석도 달라졌다. 당초에는 미국 대형 기술기업들의 인공지능 투자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이 모델이 연산 능력보다 메모리 활용 비중이 큰 구조라는 분석이 확산하면서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도 크게 올랐다. 삼성전자는 6.15% 오른 25만9천원, 에스케이하이닉스는 4.08% 오른 183만6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6천952억원, 삼성전자를 4천718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5천6억원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4천390억원 순매도했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차익 실현과 종목별 비중 조정이 함께 반영된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즉, 반도체 업종 전반에 대한 시각은 개선됐지만 종목별 매매는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는 뜻이다.
국내 증시가 반등한 뒤 개장한 미국 뉴욕증시에서도 반도체 강세는 이어졌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7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9%, 나스닥 종합지수는 1.29% 상승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21% 급등해 이틀 연속 올랐다. 마이크론은 12.17%, 샌디스크는 14.27%, 웨스턴디지털은 12.51%, 시게이트는 11.14% 상승했고, 에스케이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도 13.75% 오른 171.94달러에 마감했다. 엔비디아도 1.97% 올랐는데, 차세대 인공지능 서버 플랫폼 ‘베라 루빈’이 양산 단계에 들어가 주요 고객사에 공급되고 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뒷받침했다. 아울러 유비에스(UBS)가 최근 인공지능 반도체주 하락을 업황 악화가 아니라 헤지펀드의 대규모 포지션 축소에 따른 수급 충격으로 분석한 점도 시장에는 안도 재료가 됐다.
투자심리 지표도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6.16%, MSCI 신흥시장 지수 ETF는 2.80% 상승했고, 코스피200 야간선물도 4.38% 급등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을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미국 반도체주 상승 배경 가운데 옵션 수급처럼 단기 매매 성격이 강한 요인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시간 23일 새벽 예정된 알파벳의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와 2026년부터 2027년 설비투자 가이던스, 클라우드 사업 수익성 개선 여부가 향후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주요 빅테크가 인공지능 투자 확대 의지를 다시 확인할 경우 반도체주의 추가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투자 계획이 나오면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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