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한국거래소, 2026년부터 저PBR 기업 명단 공개… 코리아 디스카운트 압박 시작

| 토큰포스트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장기간 주가순자산비율(PBR·주가를 회사 순자산과 비교한 지표)이 낮은 기업의 명단을 2026년 11월부터 공개하기로 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이른바 저평가 상태를 오래 방치한 상장사에 대한 시장 압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28일 저PBR 기업 공표 제도의 세부 기준안을 내놨다. 핵심은 단기적인 주가 부진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온 회사를 가려내겠다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을 코스피와 코스닥으로 나누고, 다시 국제산업분류기준(GICS) 11개 업종별로 구분해 반기마다 PBR을 산정한다. 그 결과 코스피는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6개 반기, 즉 3년 연속 포함되면 공표 대상이 된다.

기준은 단순히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아야 하는 방식은 아니다. 중간에 한 차례 기준을 웃돌더라도 공표 시점을 포함한 최근 7개 반기 중 6개 반기에서 기준 미만이면 명단에 들어간다. 다만 제도 첫 시행 때는 완충 장치도 뒀다. 올해 하반기 PBR이 기준을 넘으면 과거 수치가 아무리 낮았더라도 첫 공표 대상에서는 제외한다. 정부와 거래소가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은 업황의 일시적 부진이나 경기 순환에 따른 왜곡을 줄이고, 실제로 주주가치 제고 노력이 부족한 기업을 골라내려는 취지로 볼 수 있다.

이번 제도는 자본시장에서 오래 지적돼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와도 맞닿아 있다. PBR이 낮다는 것은 시장이 해당 기업의 자산가치나 수익 창출 능력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배당 확대나 자사주 소각, 지배구조 개선 같은 주주환원 정책이 미흡한 기업일수록 이런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금융당국은 3월에는 ‘1년 연속 하위 20%’를 예시로 제시했지만, 산업별 호황·불황 주기와 기업가치 개선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는 시간을 고려해 기간을 3년으로 늘리고 시장별 비율도 다시 조정했다. 특히 코스닥은 구조 개편 과정에서 PBR 변동성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기준을 상대적으로 완화했다.

기업의 자발적인 개선을 유도하는 장치도 함께 들어간다. 저PBR 개선계획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면 1년 동안 명단 공개를 면제받을 수 있다. 다만 시장별·업종별 기준을 누적 6년간 밑돈 기업은 이런 특례를 적용받지 못한다. 한국거래소는 각 기업이 스스로 공표 대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조회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상 기업에는 설명회와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명단은 매년 5월과 11월 첫 거래일에 거래소 공시 홈페이지에 공개되며,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도 관련 표시가 붙는다.

올해 5월 기준으로 추산하면 공표 대상은 코스피 80∼130개사, 코스닥 40∼90개사로 전체 상장사의 약 5∼10% 수준이다. 당국은 앞으로 상장폐지 실질심사와 스튜어드십코드 가이드라인에도 관련 내용을 반영할 방침이다. 한국거래소는 다음 주 규정·세칙 개정 예고를 시작하고, 9월 중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승인을 거쳐 11월 2일 첫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낙인 효과를 넘어 상장사들의 배당정책과 자본정책, 투자자 소통 방식까지 바꾸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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