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시장에서 무기한 선물이 전체 암호화폐 선물 거래량의 약 93%를 차지하며 가격 발견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스페이스X(SpaceX, $SPCX) 상장 전 거래된 합성 무기한 선물은 첫 거래일 가격을 공모가보다 가깝게 비췄지만, 이후 공급 변수까지 반영하지는 못했다.
코인데스크는 7월 30일 보도에서 이 비중을 제시하며 무기한 선물의 일일 거래량이 기초 현물시장보다 큰 경우도 잦다고 전했다. 이는 BTC와 ETH 가격이 현물 호가뿐 아니라 파생상품 포지션, 펀딩비, 레버리지 수요에 먼저 반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이 없는 파생상품이다. 일반 선물은 정해진 만기일에 현물 가격과 수렴하지만, 무기한 선물은 일정 시간마다 롱·숏 포지션이 펀딩비를 주고받으며 괴리를 조정한다. 앞서 본지는 펀딩비와 레버리지 구조가 무기한 선물 시장을 키웠다고 전했다.
가격 발견 기능도 이 구조에서 나온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매수·매도 수요가 빠르게 쌓이면 무기한 선물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이후 현물 가격이 따라가는 장면이 반복될 수 있다. 다만 모든 구간에서 파생상품이 앞선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급격한 변동기나 특정 구간에서는 현물시장이 먼저 반응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훌리오 모레노(Julio Moreno) 크립토퀀트 리서치 총괄은 코인데스크에 “역사적으로 약세장 반등 국면에서 무기한 선물이 주도하는 모습을 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2026년 1월과 4~5월 BTC 반등 당시 현물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무기한 선물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현물 매수세가 약한 상황에서도 파생상품 수요가 가격 흐름을 먼저 만들 수 있다는 해석이다.
스페이스X 사례는 이 논리를 암호화폐 밖으로 넓힌 장면이다. 스페이스X는 6월 12일 나스닥에서 주당 135달러(약 18만8000원), 750억 달러(약 104조원) 규모로 기업공개 가격이 정해졌다. 상장 전에는 하이퍼리퀴드(HYPE), 바이낸스, 코인베이스(Coinbase, $COIN), 비트멕스(BitMEX), 비트겟(Bitget), OKX 등에서 스페이스X 상장 전 가치를 추종하는 합성 무기한 선물이 거래됐다.
가장 먼저 시장을 연 곳은 하이퍼리퀴드였다. 하이퍼리퀴드는 5월 18일 스페이스X 합성 무기한 선물을 상장했다. 바이낸스는 5월 21일, 코인베이스는 6월 4일 관련 시장을 열었다. 이 상품들은 실제 주식 거래가 시작되면 가격 기준을 스페이스X 실제 주가로 전환하도록 설계됐다.
상장 전날 밤 하이퍼리퀴드와 바이낸스의 스페이스X 무기한 선물은 주당 약 170달러(약 23만6000원)에 거래됐다. 공모가 135달러를 웃돈 가격이다. 다음 날 스페이스X 주식은 장중 176달러(약 24만5000원)를 넘었고, 첫 거래일을 161달러(약 22만4000원)에 마쳤다. 공모가 대비 상승률은 19%였다.
결과만 보면 무기한 선물시장은 첫날 수요를 전통 금융권의 공모가 산정보다 가깝게 반영했다. 그러나 이후 흐름은 달랐다. 스페이스X 주가는 6월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했고, 해당 보도 시점에는 약 115달러(약 16만원) 수준으로 공모가를 밑돌았다. 상장 당시 시장에 풀린 주식은 일부였고, 8월 6일 전후 약 9억 주의 보호예수 물량이 매도 가능해질 예정인 점도 변수로 제시됐다.
무기한 선물은 수요를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는 데 강점이 있다. 반대로 실제 유통 물량, 보호예수 해제, 잠재 매도 압력까지 모두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BTC와 ETH 시장에서도 펀딩비와 무기한 선물 포지션은 참고 지표가 될 수 있지만 가격 방향을 확정하는 신호는 아니다. 시장은 현물 수급과 파생상품 포지션을 함께 확인하며 가격 발견의 무게중심 변화를 살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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