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8월 들어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삼성전자 등 주요 파생상품의 증거금률을 일제히 올리면서, 변동성이 큰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자금 부담이 한층 커졌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첫 거래일인 3일부터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선물·옵션의 증거금률을 19.80%에서 21.00%로 상향했다. 증거금률은 선물·옵션 거래를 할 때 투자자가 미리 맡겨야 하는 자금의 비율로,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거래소가 위험 관리 강도를 높였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코스피200 선물·옵션 증거금률은 올해 1월 12.75%에서 시작해 6개월 연속 오르며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코스닥150의 경우도 한동안 낮아지던 증거금률이 다시 반등했다. 코스닥150 선물·옵션 증거금률은 코스닥 지수가 전고점인 2026년 4월 27일 1,229.42까지 치솟았던 시기인 4월 25.65%까지 올라간 뒤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번에 재차 상향 조정됐다. 이는 지수 급등락 가능성이 다시 커졌다고 거래소가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기초자산 가격이 크게 흔들릴수록 결제 불이행 위험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강화된다.
개별 종목과 상장지수펀드 선물·옵션도 조정 폭이 적지 않았다. 전체 389개 종목 가운데 241개 종목의 증거금률이 인상됐고, 132개 종목은 인하됐으며, 16개만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위탁증거금률이 37.05%에서 45.00%로 7.95%포인트 올랐고, 거래증거금률도 24.70%에서 30.00%로 5.30%포인트 상승했다. 위탁증거금률 45.00%는 투자자가 주문을 낼 때 주문 금액의 45%를 현금으로 예치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후 손실로 계좌 자산 가치가 유지증거금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자금을 넣으라는 마진콜(추가증거금 요구)을 받을 수 있다. 반면 SK하이닉스 선물·옵션은 위탁 48.45%, 거래 32.30%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 유지됐다.
이 같은 조치는 최근 시장 불안이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4일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장보다 1.57% 오른 82.05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0년 이후 평균치인 20 안팎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변동성지수는 투자자들이 앞으로 주가가 얼마나 크게 흔들릴지 가늠하는 대표 지표다. 거래소의 이번 증거금률 인상은 과도한 레버리지(빚을 활용한 투자)를 억제하고 결제 안정성을 높이려는 성격이 강하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현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단기 매매는 위축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불안정성이 이어질 경우 추가적인 위험 관리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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