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거래 열기가 규제 강화 이후 빠르게 식으면서, 관련 16개 상품의 하루 거래대금이 상장 이후 처음으로 1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5일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 16종의 총 거래대금은 9천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상품군의 거래대금이 1조원을 밑돈 것은 2026년 5월 27일 상장 이후 처음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기본예탁금을 1천만원에서 3천만원으로 올리는 등 투자 요건을 강화했는데, 시장에서는 이 조치가 단기 매매 수요를 빠르게 줄인 것으로 보고 있다. 기본예탁금은 해당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계좌에 미리 갖춰야 하는 최소 자금이다.
거래 규모 변화는 숫자로도 뚜렷하다. 규제 시행 직전인 7월 30일 16개 상품 거래대금은 12조4천485억원에 달했지만, 시행 첫날인 31일에는 3조1천518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8월 3일 1조3천872억원, 4일 1조2천55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5일에는 결국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전체 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날 5.7%로 3일 5.4%, 4일 4.5%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이는 전체 상장지수펀드 거래대금이 15조9천억원으로 줄어든 영향이 컸다. 규제 시행 전 이 비중이 30~40%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존재감 자체는 크게 낮아진 셈이다.
과열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도 빠르게 진정됐다.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은 5일 11.4%로 축소됐다. 이 수치는 거래대금을 시가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상품이 얼마나 빠르게 사고팔렸는지 보여주는 회전율 성격의 지표다. 지난달 30일 이 비중이 219.1%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짧은 기간에 매매 과열이 상당 부분 가라앉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몇 배로 추종하는 구조라 변동성이 큰 만큼, 당국은 투자 접근 문턱을 높여 과도한 투기 수요를 누그러뜨리려 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 방향도 달라졌다. 5일 개인은 SOL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를 68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종목에서 순매도했다. 순자산 규모가 가장 큰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체 상장지수펀드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567억원어치 순매도됐고,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도 각각 232억원, 62억원 순매도됐다. 현대차증권 김재승 연구원은 규제 시행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으며, 그동안 시가총액 상위 2개 종목에 집중됐던 자금도 다른 업종이나 다른 투자 전략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수치는 규제 강화가 단기간에 거래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투자 수요가 완전히 사라졌다기보다는 더 넓은 상장지수펀드 시장이나 다른 유형의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일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당국의 추가 관리 기조와 개인 투자자의 위험 선호 변화에 따라, 특정 인기 상품에 쏠렸던 단기 자금이 분산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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