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콜·풋 비율 0.9, 최소 4년 내 최고

| 김민준 기자

미국 증시의 콜옵션 대 풋옵션 거래 비율이 최소 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지수 상승을 뒤쫓는 수요가 강해지면서 상승장을 놓칠 수 있다는 두려움인 ‘포모(FOMO)’가 시장에 다시 확산하고 있다.

트레이드얼럿(Trade Alert) 데이터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콜옵션 대 풋옵션 거래 비율은 최근 한 달 일평균 0.9를 기록했다. 로이터는 이 비율이 집계된 최소 4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콜옵션은 정해진 가격에 기초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로, 통상 자산 가격의 상승을 기대할 때 수요가 늘어난다. 반대로 풋옵션은 정해진 가격에 기초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다.

S&P500 지수는 8월 4일까지 4거래일 동안 5.8% 상승했다. 이는 앞선 약 3개월 동안 지수가 기록한 전체 변동 폭 5.7%를 넘어서는 상승률이다.

중동 긴장 완화와 유가 하락, 기업 실적 호조가 맞물리면서 미국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다시 유입됐다. 기업 실적과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도 증시 강세를 뒷받침했다.

서스퀘하나파이낸셜그룹(Susquehanna Financial Group)이 집계한 단기 S&P500 콜옵션 편향 지표도 최근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투자자들이 빠른 지수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 이전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다는 의미다.

옵션 편향은 행사가격이나 만기가 다른 옵션의 가격 차이를 통해 시장의 수요 방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정 방향의 옵션 수요가 집중되면 해당 옵션의 프리미엄도 높아질 수 있다.

마크 해킷(Mark Hackett) 네이션와이드(Nationwide) 수석 시장전략가는 “저가 매수 전략이 다시 보상받고 있으며 FOMO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약세론을 지탱하던 근거가 약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상승장에서 뒤처질 위험을 더 의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포모는 가격 상승이 이어질 때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을 뜻한다. 상승세를 확인한 뒤 시장에 진입하는 수요가 늘면 단기 추세를 강화할 수 있지만, 거래가 한쪽으로 몰릴 위험도 있다.

스티브 소스닉(Steve Sosnick) 인터랙티브브로커스(Interactive Brokers) 수석 전략가는 “FOMO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시장의 주된 흐름이 아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시장 하락보다 상승 기회를 놓치는 상황을 더 우려해 콜옵션으로 위험을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관 투자자는 콜옵션을 단순한 상승 베팅뿐 아니라 보유 자산의 위험을 관리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한다. 따라서 콜옵션 거래 증감만으로 모든 참여자가 같은 방향을 예상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옵션 수요가 한 방향으로 집중되면 옵션을 공급한 시장조성자의 위험 조정 거래가 현물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맞춰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기존 움직임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릿 드시몬(Garrett DeSimone) 옵션메트릭스(OptionMetrics) 리서치 책임자는 콜옵션 수요 급증이 변동성지수(VIX)와 주가의 동반 상승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적이나 거시경제 지표뿐 아니라 옵션시장의 거래 구조도 지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VIX는 S&P5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이 예상하는 단기 변동성을 나타낸다. 통상 주가가 하락할 때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상승 방향의 옵션 수요가 과도하게 몰리면 주가와 함께 높아질 수 있다.

미국 증시의 위험선호 변화는 암호화폐 시장을 살필 때도 참고할 지표다. 다만 미국 증시가 반등해도 비트코인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은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옵션 수요 증가가 비트코인(BTC) 등 암호화폐 가격 상승으로 직접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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