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AI와 반도체 등 17개 전략 분야를 대상으로 14년간 370조엔 규모의 장기 투자를 추진한다. 기우치 미노루(Minoru Kiuchi)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생산성 향상과 자금 유입이 장기적으로 엔화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록비츠(BlockBeats)는 11일 기우치 미노루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이 대규모 산업 투자 계획과 재정 부담,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독립성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14년에 걸친 핵심 산업 투자 로드맵을 공개했다. 전체 규모는 370조엔으로, 2조3000억달러(약 3243조원)에 해당한다.
투자 대상은 △AI △반도체 △게임 등 17개 전략 분야다. 정부가 장기적인 산업 지원 방향을 제시해 민간 자금의 참여를 유도하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AI와 반도체는 대규모 설비와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투자가 실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과 자금 유입 여건을 함께 개선할 수 있다는 논리다.
기우치 경제재생담당상은 전략 산업 지원을 일본의 생산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필요한 조치로 평가했다. 더 많은 자금이 일본과 엔화 표시 자산으로 유입되면 엔화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산업 투자가 엔화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자금의 유입 규모와 투자 집행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장기 계획인 만큼 실제 투자와 생산성 개선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투자 계획은 일본의 재정 부담과 부채 위험을 둘러싼 논쟁도 불러왔다. 성장 기반을 넓히는 효과와 정부 재정에 미칠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하는 구조다.
기우치 경제재생담당상은 “일본의 재정정책은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공격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연간 기초재정수지 균형만 좇기보다 부채 대비 국내총생산(GDP) 비율처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표를 중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기초재정수지는 국채 이자 지급 등을 제외한 정부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뜻한다. 부채 대비 GDP 비율은 국가 부채를 경제 규모와 비교해 장기적인 상환 부담을 판단하는 지표다.
소비세 감면에 필요한 재원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 일본 총리는 2년간 소비세를 감면할 계획이며, 연간 비용은 약 5조엔으로 추산됐다.
기우치 경제재생담당상은 정부가 재정 구조조정과 절약 조치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며 “5조엔을 조달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산업 투자와 감세를 병행하면서도 재정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 경제정책과 일본은행의 관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정부 재정 계획이 일본은행의 독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자 통화정책의 독립적 결정을 강조하는 내용이 반영됐다.
기우치 경제재생담당상은 “일본은행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기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 목표를 웃돌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의 장기 투자와 재정 운용이 엔화와 금리 경로에 미칠 영향은 향후 투자 집행 과정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