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주 실적 호조에도 약세…“혼잡 포지션 정리 영향” 분석

| 이도현 기자

메모리주가 실적 호조에도 약세를 보이면서 과도하게 쌓였던 투자자 포지션과 높아진 기대가 조정의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강제 청산과 디레버리징 이후에도 일부 기관과 단기 자금의 잔여 물량이 남아 있다는 진단이다.

우로보로스 캐피털(Ouroboros Capital)이 최근 메모리주 하락을 ‘포지셔닝’과 ‘기대’의 괴리로 분석했다고 ABMedia는 전했다. 긍정적인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에서는 강한 실적도 추가 상승을 이끌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우로보로스 캐피털은 메모리주의 최근 매도세가 기업의 기초체력 악화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봤다. 주가 하락 뒤 제기된 장기공급계약 가격과 메모리 가격 고점론 등의 해석은 이미 벌어진 시장 움직임을 뒤늦게 설명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메모리주 보유 수준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는 게 이 투자사의 판단이다. 강제 청산과 디레버리징을 거치면서 가격 변동을 견디기 어려운 투자자 상당수가 시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 전용 펀드와 헤지펀드가 보유한 잔여 물량은 남아 있다고 봤다. 이들 기관은 기존 보유분을 추가로 정리할지 판단하는 단계에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혼잡한 포지션은 많은 투자자가 비슷한 방향으로 거래를 집중한 상태를 뜻한다. 기대와 실제 흐름이 어긋나면 손실 축소를 위한 매매가 한꺼번에 나오면서 기업 실적과 주가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최근 실적 발표 뒤 나타난 반도체주 움직임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제시됐다.

최근 증시에서도 지수의 순매수 흐름과 별개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쌓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순매수 수치만으로는 시장 내부에서 진행되는 포지션 정리 규모를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메모리주는 앞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Micron Technology)와 SK하이닉스(SK hynix), 샌디스크(SanDisk)가 장전 거래에서 4% 넘게 동반 하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마이크론의 장전 낙폭은 당시 5%까지 확대됐다.

우로보로스 캐피털은 중장기 평가를 가를 요인으로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와 장기공급계약(LTA),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본환원 계획을 제시했다. HBM은 AI 반도체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쓰이는 메모리이며, 장기공급계약은 제조사의 매출 가시성을 높이는 장치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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