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장중 92.54달러, 호르무즈 협상 교착

| 류하진 기자

국제유가가 11일 장중 배럴당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이 교착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다시 가격에 반영됐다.

포춘(Fortune)은 11일 오후 7시 20분 한국시간 기준 브렌트유가 배럴당 92.54달러(약 13만1000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날 같은 시각보다 4.99달러, 1년 전보다 25.38달러 높은 수준이다.

같은 날 다른 시점에 집계된 가격은 이보다 낮았다. AP는 브렌트유가 2.4% 오른 89.80달러(약 12만7000원), 미국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2.6% 상승한 84.28달러(약 11만9000원)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렌트유 선물이 오전 장중 한때 배럴당 90달러에 닿았으며 주간 상승률은 8%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세 가격은 마감가가 아니라 각 매체가 서로 다른 시각에 확인한 장중 선물가격이다.

선물가격은 거래가 이어지는 동안 지정학적 소식과 수급 전망에 따라 계속 달라진다. 같은 날 92.54달러와 90달러, 89.80달러가 함께 제시된 것도 집계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상승의 중심에는 호르무즈 해협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전쟁 피해 배상을 요구한 이란 측 조건을 일축한 뒤 양국 간 협상 난항이 부각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가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주요 해상 통로다. 통상 통항 차질 우려가 커지면 실제 공급 감소가 발생하기 전에도 운송과 보험, 재고 확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선물가격에 반영된다.

미국과 이란은 오만을 통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재개방 조건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 교착으로 브렌트유가 83.75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6월에는 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IEA)는 6월 보고서에서 미국과 이란의 임시 합의가 중동 원유 수출 회복의 길을 열 수 있다고 평가했으며, 당시 ICE 브렌트유 선물은 약 81달러였다.

S&P글로벌(S&P Global)은 6월 15일 양국의 양해각서 발표 직후 브렌트유 선물이 4% 하락했다고 전했다. 협상 진전이 공급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가격에 반영된 결과였다.

다만 물리적 시장의 정상화는 즉시 이뤄지지 않았다. IEA는 기뢰 제거와 운송 경로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고, S&P글로벌도 원유 수급이 여전히 빠듯하다고 평가했다.

6월 합의 기대에 하락했던 유가는 8월 들어 협상 교착이 이어지면서 방향을 돌렸다. 브렌트유는 전날에도 하루 5% 올라 87.7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와 운송 비용을 거쳐 물가 경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켓워치(MarketWatch)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84달러를 웃돈 시점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4.74% 부근에서 움직였다고 전했다.

국제유가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가격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유가가 물가와 금리 기대에 영향을 주면 위험자산의 자금 흐름에도 간접적인 변동 요인이 될 수 있다.

시장은 협상 흐름과 함께 12일 발표될 미국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확인할 예정이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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