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가 미국과 이란의 합의 근접 소식에도 배럴당 88.91달러로 1.4% 상승했다. 협상 기대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제한된 통항과 이란의 강경 발언, 러시아발 공급 차질 우려가 더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시간 12일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88.91달러(약 12만6000원)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의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83.20달러(약 11만7900원)로 전장보다 1.3% 올랐다.
카와자 아시프(Khawaja Asif)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이란이 ‘모종의 합의’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양국의 종전 협상을 중재해 왔다.
마제드 모함메드 알안사리(Majed Mohammed Al Ansari)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를 둘러싼 이란과 오만의 협상에서 양측이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에서는 협상 기대와 다른 신호가 나왔다. 모흐센 레자이(Mohsen Rezaei)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중국 대사와의 면담에서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이 태도를 바꾸고 이란의 조건을 수용할 때까지 절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지냈으며 최근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에 올랐다. 그의 발언은 합의 가능성과 별개로 통항 재개의 조건을 둘러싼 양측의 간극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제 통항도 제한된 상태다. 로이터는 해상운송 데이터를 토대로 전날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6척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가 이동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통항이 막히거나 줄면 실제 공급 감소가 발생하기 전에도 운송비와 보험료가 오르고, 이런 비용과 공급 위험이 원유 선물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브렌트유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협상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배럴당 84.68달러로 1.4% 오른 바 있다. 이번에는 중재국의 합의 근접 발언이 나온 가운데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에너지 수송로인 홍해에서도 긴장이 계속됐다. 예멘 정부는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던 이집트 업체 소유 소형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선원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으며 구조대원 1명도 부상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서 동시에 운항 위험이 커지면서 원유 수송 경로 전반에 대한 경계가 이어졌다.
러시아발 공급 차질 우려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러시아 튜멘주 토볼스크의 석유화학공장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토볼스크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2200㎞ 떨어진 지역이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 후방의 정유시설을 잇달아 타격하며 에너지 공급망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유가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의 가격을 직접 결정하는 지표는 아니지만 에너지 비용과 위험자산 투자 심리에 함께 반영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유가 상승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가격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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