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채 발행금리가 민평금리보다 최대 7.9bp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지난주까지 민평금리보다 낮게 발행되던 우량 공사채의 조달 여건이 한 주 만에 달라졌다.
12일 채권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000660) 등 반도체 대기업이 주주환원 확대를 준비하면서 크레디트 채권 수요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3분기 중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AAA)는 당초 5000억원 안팎을 조달하려던 계획보다 발행 물량을 줄였다. 한전은 11일 입찰에서 2년물 800억원, 3년물 700억원, 5년물 5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발행금리는 2년물 4.00%, 3년물 4.22%, 5년물 4.41%로 결정됐다. 입찰 전날인 10일 민평 3사 평균금리보다 각각 7.6bp, 7.9bp, 7.6bp 높았다.
지난주 한전채 발행 조건과는 차이가 컸다. 2년 9개월물은 4.065%에 2900억원, 3년물은 4.105%에 7800억원 발행됐으며 금리는 민평금리보다 각각 6bp와 2bp 낮았다.
한국주택금융공사(AAA)는 2년 6개월물 1400억원을 3.98%에 발행했다. 민평금리보다 1bp 높은 수준이다. 지난 6일 발행된 주금공채 2년물 5000억원은 3.773%로 민평금리보다 2bp 낮았다.
인천교통공사(AA+)는 3년물 200억원을 4.31%에 발행한다. 전날 민평금리보다 약 10bp 높은 금리다.
평택도시공사(AA)는 11일 1년물 800억원과 2년물 200억원을 발행했다. 1년물 발행금리는 3.928%로 민평금리보다 약 14bp, 2년물은 4.206%로 약 12bp 높았다.
본지는 앞서 평택도시공사채의 가산금리가 14bp까지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한전채 발행 결과는 일부 공사채에 나타난 조달금리 상승 흐름이 최고 신용등급 발행물에서도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bp는 금리 변동 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bp는 0.01%포인트다. 민평금리는 채권평가사들이 산출하는 시장 기준 금리다. 공사채가 민평금리보다 높은 금리에 발행됐다는 것은 발행사가 시장의 평가 수준보다 더 많은 이자를 제시했다는 의미다.
한 증권사 채권 운용역은 “이날 발행된 크레디트물을 보면 대체로 민평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하이닉스가 매수를 중단한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바뀐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정 대형 매수자의 운용 방침에 대한 관측이 발행시장 심리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 자금이 특정 등급과 만기에 집중되면 해당 자금의 집행 방침이 바뀔 때 수요 공백이 커질 수 있다. 본지는 앞서 특정 투자자에 대한 수요 의존이 만기 때 차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짚었다.
채권시장에서는 공사채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하이닉스 수요만 믿고 미리 발행 예정 물량을 높게 잡아놓은 곳들에서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의 채권 매수가 다시 이어질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다른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매수 모멘텀이 잠시 꺾일 수 있지만, 영업이익이 계속 쌓이고 단기간 끝날 추세는 아닌 것으로 보여 크레디트물을 계속 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12일 보도에서 SK하이닉스가 3분기 중 확정하기로 한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늦어도 9월에는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3분기 중 확정될 주주환원 방안과 이후 크레디트 채권 매수 흐름을 함께 살필 예정이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