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12일(현지시간)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장 초반 일제히 올랐다. 물가가 갑자기 다시 뛰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되자,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서둘러 기준금리를 움직일 필요는 크지 않다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9시 43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27포인트(0.16%) 오른 53,880.12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93포인트(0.31%) 상승한 7,752.13, 나스닥종합지수는 154.82포인트(0.59%) 오른 26,600.27을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 발표를 보면 7월 전 품목 소비자물가지수는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달보다 0.1%,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달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2.5% 올라 시장 전망치와 대체로 같았다. 헤드라인 물가와 근원 물가가 모두 예상 범위 안에 들어오면서, 투자자들은 물가 불확실성이 일단 더 커지지 않았다고 받아들였다.
금리 전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금리선물 시장이 반영한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40.4%로, 전날 48.4%보다 낮아졌다. 이는 물가 지표가 연준에 추가 긴축 압박을 더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에쿼티 아머 인베스트먼트의 루크 라바리 최고경영자는 현재 경제지표가 연준이 원하던 흐름에 가깝다며, 경기는 다소 식고 있지만 급격히 무너지는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중동 정세가 워낙 민감해 금융시장의 판단이 하루 단위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정학적 변수는 여전히 시장의 잠재적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를 둘러싸고 상반된 신호가 나온 점이 대표적이다. 튀르키예 국영 통신사 아나돌루는 파키스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시한 연장에 동의한다는 뜻을 중재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후 타스 통신은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휴전 연장 논의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60일 휴전을 약속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지 48시간 만에 이를 어겼다고 주장하면서, 애초에 이란 입장에서는 연장할 출발점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런 엇갈린 발언은 중동 관련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장 초반 종목별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이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강세를 이끌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유틸리티가 오르고, 헬스케어와 임의소비재는 약세를 보였다. 인공지능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2분기 조정 영업이익률이 5%로 시장 예상치 2.7%를 크게 웃돌고, 매출도 25억8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급증하면서 주가가 19.44% 뛰었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도 조정 주당순이익(EPS) 가이던스를 1.01~1.10달러, 매출 가이던스를 145억~155억달러로 제시해 시장 예상치인 0.76달러와 116억8천만달러를 모두 넘어서며 15.54% 상승했다. AI 인프라 업체 네비어스 그룹 역시 2분기 주력 AI 클라우드 사업부를 포함한 전체 매출이 5억8천230만달러로 예상치 5억7천275만달러를 웃돌면서 17.04% 올랐다.
해외 시장은 방향이 엇갈렸고, 국제 유가는 소폭 내렸다. 유럽에서는 유로스톡스50지수가 0.06% 오른 6,554.84를 기록한 반면 프랑스 CAC40지수와 영국 FTSE100지수는 각각 0.38%, 0.17% 하락했고 독일 DAX지수는 0.30% 상승했다. 같은 시각 2026년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0.30% 내린 배럴당 82.90달러에 거래됐다. 전체적으로 보면 시장은 물가가 통제 불능으로 번지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하면서도, 중동 정세와 같은 외부 충격이 다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은 계속 경계하는 흐름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물가와 금리, 지정학적 변수 가운데 어느 쪽이 더 강하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증시 방향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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