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0만배럴 차질 전망, 호르무즈 공급난 2027년 말까지

| 김민준 기자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중동 원유 공급 차질이 2027년 말까지 하루 약 60만 배럴 규모로 남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주요 생산과 교역 흐름은 내년 초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까워지겠지만 일부 차질은 더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EIA는 8월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이 8월까지 계속된다는 가정을 반영해 중동 지역의 원유 생산 차질 추정치를 높였다고 밝혔다. 전망은 해협 물동량이 9월부터 점진적으로 회복한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했다.

2026년 2분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액체는 하루 평균 490만 배럴로 집계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전인 2025년 4분기 하루 평균 2160만 배럴과 비교하면 1670만 배럴 감소한 규모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석유제품이 세계 시장으로 이동하는 핵심 해상 통로다. 통항이 제한되면 산유국이 생산 능력을 유지하더라도 저장 공간과 수출 경로가 부족해 실제 생산량을 줄여야 할 수 있다.

유가도 해협의 운항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7월 2일 배럴당 69달러(약 9만9000원)까지 내려갔지만 유조선 공격과 선적 감소가 다시 나타난 뒤 7월 23일 105달러(약 15만원)까지 올랐다.

본지는 앞서 브렌트유가 장중 배럴당 90.03달러까지 오른 흐름을 전했다. 해상 운송 차질과 중동 정세 변화가 단기간에도 국제유가의 변동 폭을 키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호르무즈 해협을 피하기 위해 일부 원유를 홍해 연안의 얀부항으로 돌렸다. 그 결과 2026년 2분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액체는 하루 평균 810만 배럴로, 2025년 4분기 540만 배럴보다 늘었다.

대체 경로에는 제약도 있다. EIA는 얀부항을 이용하는 수송로가 시간이 더 걸리고 비용이 높으며 운송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지역의 원유 생산 중단 규모는 7월 하루 평균 550만 배럴로 추산됐다. 6월 하루 750만 배럴보다는 줄었지만 2026년 3분기에는 다시 660만 배럴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EIA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이 9월부터 천천히 늘어나면 대부분의 생산과 교역 흐름이 2027년 초 전쟁 이전 수준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부 공급 차질은 2027년 말까지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8월 석유시장보고서에서 높은 연료 가격과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불확실성이 석유 소비를 억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IEA는 2026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16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7월 보고서에서 제시한 하루 110만 배럴 감소 전망보다 감소 폭이 커진 수치다. 공급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이 원유 소비에도 부담을 주는 구조다.

세계 원유 재고도 감소했다. EIA는 호르무즈 해협 차질로 2026년 2분기 세계 원유 재고가 하루 평균 420만 배럴 줄었으며, 3분기에도 하루 평균 38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는 중동 해상 운송 차질이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조달 비용과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운송 기간이 길어지거나 대체 항로 이용이 늘면 원유 가격 외에 운임과 보험료 부담도 커질 수 있는 구조다.

EIA는 8월 단기 에너지 전망에서 2026년 3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85달러(약 12만2000원), 2027년 평균 가격을 배럴당 69달러(약 9만9000원)로 전망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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