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만건으로 줄어든 미 주택거래, 2008년 경고 재등장

| 김하린 기자

미국의 7월 기존주택 판매가 연율 406만 건으로 줄면서 2008년 금융위기 직전과 비슷한 경고 신호가 다시 거론됐다. 가격은 전년 대비 상승세를 유지해 현재 지표는 전국적인 급락보다 거래 정체와 완만한 조정에 가깝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7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보다 1.7% 감소한 연율 406만 건이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0.7% 늘었다.

7월 중위 판매가격은 43만4100달러(약 6억1338만원)로 전년 동월보다 2% 올랐다. 7월 말 미판매 재고는 154만 채, 재고 소진 기간은 4.6개월로 집계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2일 데이비드 로젠버그(David Rosenberg) 로젠버그리서치(Rosenberg Research) 창업자가 기존주택 판매 속도를 근거로 주택가격이 ‘크래킹(cracking)’ 단계에 들어갔으며, 수요와 공급의 압박이 심해지면 중위가격이 약 2% 하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로젠버그의 경고는 가격이 이미 무너졌다는 의미보다 거래량 감소와 재고 증가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이는 시장의 합의된 전망이 아니라 한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주택 거래 감소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동시에 움직이기 어려운 시장 구조와 맞물려 있다. 모기지 금리가 높아지면 매수자의 월 상환 부담이 커지는 반면, 낮은 금리로 대출받은 기존 주택 보유자는 집을 팔고 새 대출을 받는 일을 꺼리게 된다.

이른바 ‘락인 효과’는 낮은 기존 대출금리에 묶인 보유자가 주택 매도를 미루는 현상을 뜻한다. 매물 공급을 제한해 가격을 지지할 수 있지만 거래량을 줄이고 시장의 유동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AP통신은 30년 만기 고정 모기지 금리가 6.69%까지 올라 1년여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금리 부담은 미국의 7월 기존주택 거래가 전월보다 1.7% 감소한 배경으로도 지목됐다.

미국 주택시장은 약 3년 동안 연율 400만 건 안팎의 낮은 거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높은 가격과 금리가 매수 여력을 제약하는 가운데 매도자는 기존의 낮은 대출금리를 포기하기 어려워 관망세가 이어지는 구조다.

재고 증가는 매수자에게 선택지를 넓혀주는 동시에 매도자의 가격 결정력을 낮출 수 있다. 반대로 공급이 충분히 늘지 않으면 거래가 부진하더라도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주택가격 변화는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주택은 미국 가계 자산에서 비중이 큰 항목이어서 가격이 약해지면 보유자가 느끼는 자산가치가 줄고 소비도 둔화할 수 있다는 게 로젠버그의 해석이다.

NAR는 6월 기존주택 판매 발표에서 임금 상승률이 주택가격 상승률을 웃돌아 구매 여건이 1년 전보다 개선됐다고 밝혔다. 장기적인 가격 흐름은 재고가 얼마나 확대되는지에 좌우될 수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리얼터닷컴(Realtor.com)은 ‘2026년 전국 주택시장 중간 전망’에서 2026년 기존주택 판매를 410만 건으로 예상했다. 주택가격 상승률은 1.2%, 월평균 모기지 금리는 6.3%로 제시해 급락보다 거래의 점진적인 회복과 가격 상승세 둔화를 전망했다.

질로우 리서치(Zillow Research)는 ‘2026년 7월 주택시장 전망’에서 2026년 말 미국 일반 주택가치가 전년 대비 0.2%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주택 판매는 380만 건으로 전년보다 1.2%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공식 지표는 높은 가격과 낮은 거래량이 공존하는 시장을 보여준다. 7월 중위가격이 전년보다 2% 오른 가운데 리얼터닷컴은 2026년 판매량을 410만 건, 질로우 리서치는 380만 건으로 각각 전망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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