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을 추가 비용 없이 회복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세계 원유·가스 운송의 핵심 길목을 둘러싼 통항 조건 협상이 이어지면서 유가와 위험자산 시장도 합의 문구를 지켜보는 흐름이다.
일본 외무성은 7월 28일 모테기 도시미쓰(Motegi Toshimitsu) 일본 외무상이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Seyed Abbas Araghchi) 이란 외무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해를 추가 비용 없이 조속히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메시지는 일본의 새 외교 노선이라기보다 4월 말 이후 이어진 입장의 재확인에 가깝다. 일본은 4월 30일과 6월 1일에도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항해 보장을 요청했다.
일본은 6월 15일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 발표를 환영하면서도 같은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을 이란에 요구했다. 에너지 안보와 자국 관련 선박 보호가 일본이 이 사안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병목 수로다. AP는 위기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약 5분의 1이 이 해협을 지났다고 전했다.
해협 통항 조건은 단순한 외교 문구에 그치지 않는다. 선박의 항로, 승인 절차, 해양 서비스 비용, 통행료 명목이 어떻게 정리되는지에 따라 해운비와 에너지 가격 기대가 달라질 수 있다.
AP는 8월 6일 이란과 오만의 호르무즈 해협 합의 초안이 막바지 단계라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에서 미국 측 관계자는 임시 항로에 승인, 허가, 통행료나 요금 같은 장애가 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통행료 문제를 확정된 의제로 인정하지 않았다. 에스마일 바가이(Esmaeil Baqaei)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8월 10일 오만과의 협상에서 통행료 세부사항은 이 단계에서 논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가이 대변인은 해양 서비스를 제공하면 보상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취지의 말도 했다. 이 발언은 통행료 부과 확정이라기보다 서비스 비용을 둘러싼 협상 여지를 남긴 것으로 읽힌다.
로이터는 7월 28일 걸프 국가들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이용 선박에서 ‘자발적 요금’을 걷는 방안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선박 통과 자체에 부과되는 강제 통행료와는 다른 구상이다.
현재 구도는 미국의 무임 통항 요구와 이란·오만의 공동 관리 논의가 맞물린 형태다. 미국은 위기 전처럼 선박이 비용 없이 통과하는 상태를 원하고, 이란은 해협 관리와 해양 서비스 보상 논리를 남겨 둔 셈이다.
이 사안은 예측시장에도 반영됐다. 폴리마켓(Polymarket)의 ‘8월 31일까지 이란이 호르무즈 요금을 부과할 것인가’ 시장은 13일 확인 기준 ‘예’ 확률이 8%로 표시됐다.
해당 시장은 이란 정부의 공식 발표와 실제 징수 개시가 함께 확인돼야 ‘예’로 판정되도록 설계돼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임박한 강제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본지는 앞서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 관리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후 협상은 통항 관리와 서비스 비용 문제를 남긴 채 이어지고 있다.
브렌트유가 하루 5% 오른 배경에도 호르무즈 불안이 있었다. 일본의 외교 메시지가 통행료 부과 가능성을 낮췄다는 인과는 확인된 사실이 아니며, 현재 확인되는 것은 일본의 반복된 무임 통항 요구와 미국·이란·오만 간 통항 조건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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